WSJ·NYT 구독료 80~50% 할인
21세기 ‘뉴 미디어’ 시대를 맞아 ‘올드 미디어’의 대명사인 신문과 출판업계의 생존 경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올드 미디어의 생존 환경에 대변환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되는 애플 아이패드의 미국 시장 출시가 임박하자 신문, 잡지들의 새로운 수익창출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지난해 말 미국 신문시장에서 USA투데이를 제치고 가장 많은 독자를 확보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1일(현지시간) 구독료를 최대 80% 인하하는 파격적인 전략을 세웠다. 이달부터 뉴욕판을 발행하는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부 신규 가입 독자에 대해 구독료를 최대 80% 할인해 주고, 특히 뉴욕타임스(NYT) 독자들에게는 뉴욕판을 한 달에 10달러(약 1만 1000원)에 배달해 주겠다는 홍보 이메일을 보냈다. 뉴욕타임스는 뉴욕 시내판 한 달 구독료로 40달러를 받고 있다.
온라인 뉴스 유료화 전략을 통해 미국 내 최다 유료 독자 확보에 성공한 월스트리트저널이 새로운 가격 전략으로 뉴욕타임스에 정면 승부를 건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또 신규 온라인 유료 구독자에게는 한 주당 2.29달러의 콘텐츠 이용료를 받기로 했다. 반면 기존의 독자들은 매월 30달러 구독료로 종이 신문과 온라인 뉴스 서비스를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 역시 신규 구독자에게 구독료 50%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월스트리트저널보다는 두 배 정도 비싼 편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마이애미 헤럴드의 편집장을 지낸 톰 피들러 보스턴대학 학장은 신문사들이 기존 독자들의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가격 인하를 통한 성공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피들러 학장의 지적처럼 미국의 신문·출판 업계는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애플의 태블릿 PC인 ‘아이패드’가 3일 출시됨에 따라 아이패드를 통한 수익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아이패드는 올해 초 개최된 제품 설명회에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 등의 언론사는 물론 미 대형 출판사 대표들이 대거 참석할 정도로 신문·출판계의 큰 관심을 받아왔다.
영국 경제전문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이달 말 출시를 목표로 아이패드 애플리케이션을 준비하고 있다. 이 신문은 이미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25만건의 다운로드 수를 확보하고 있어 아이패드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출판사들은 아이패드가 아마존의 전자책 킨들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경우 출판사들이 전자저작권 확보 등 사업에서 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맥밀란, 하퍼콜린스, 펭귄 등 대형 출판사들도 이미 아이패드용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존 매킨슨 펭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성공적인 온라인 모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면서 “아이패드가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지불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를 마련해 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 언론들은 아이패드를 미리 입수해 사용해 본 IT 전문가들의 후기를 잇달아 올리면서 아이패드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IT 전문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포그는 아이패드에 대해 “매우 빠르고 가벼우며, 터치스크린은 밝고 반응속도도 즉각적”이라면서 “새로운 영역의 기기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월트 모스버그 IT 전문기자는 “아름다운 신형 터치스크린 기기가 휴대용 컴퓨터 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오는 한편 랩탑의 아성에 도전할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2010-04-0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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