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시위정국 ‘일단락’…불씨는 ‘여전’

태국 시위정국 ‘일단락’…불씨는 ‘여전’

입력 2010-05-19 00:00
수정 2010-05-1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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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시위대 지도부가 19일 경찰에 투항하고 시위대 해산을 공식선언하면서 시위 정국이 2개월여만에 일단락됐다.

 지난 3월14일부터 방콕 시내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여온 시위대(UDD,일명 레드셔츠)는 이날 보안당국이 강제해산 작전을 벌이며 시위 거점인 라차프라송 거리로의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자진 해산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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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위대 해산으로 시위 정국이 일단락됐지만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었던 태국 사회내의 뿌리깊은 계층 간 갈등이 여전한데다 시위대 지도부에 대한 처벌 문제 등 악재들이 산적해 있어 언제라도 정정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태국 정부와 반정부 세력들은 당장 시위대 지도부의 처벌 문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태국 보안당국은 시위대 지도부가 주요 거리를 무단 점거하고 테러 행위를 배후조종했다고 주장하면서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시위대측은 친정부세력인 국민민주주의연대(PAD,일명 옐로셔츠)가 지난 2008년 3개월 간 정부청사를 점거하고 수완나품 국제공항 점거 등의 시위를 벌였지만 옐로셔츠 지도부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아피싯 정권이 편파적으로 법을 적용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보안당국이 UDD 지도부를 상대로 지나치게 강한 처벌을 시도할 경우 반정부 세력인 레드셔츠가 다시 시위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근의 시위 사태도 대법원이 지난 2월말 UDD의 실질적 지도자인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의 태국내 재산 766억바트(23억달러) 중 460억바트(14억달러)를 몰수하라고 판결한 뒤에 촉발됐다.

 도시 빈민층과 농촌 주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레드셔츠’와 왕실과 군부 등 지배 엘리트 계층의 지지세력인 ‘옐로셔츠’ 간의 뿌리 깊은 반목과 갈등은 태국 사회가 해소해야 할 당면과제다.

 정정 불안의 근원인 빈부 격차와 계층 간 갈등을 해소하지 않고서는 태국이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로 도약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빈부 격차와 계층 간 갈등의 잠재적 위험성은 강제해산 작전이 실시된 19일 북동부 지역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에서도 엿볼 수 있다.

 농촌 지역이 대부분인 북동부의 우돈타니주와 콘캔주에서는 수천여명의 시위대 지지자들이 이날 시청에 난입,불을 지르며 정부측의 진압작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태국 북동부와 북부는 친탁신 성향이 가장 강력한 곳으로 태국 정부가 이 지역의 농촌 주민들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면 반정부 시위가 지방에서 불길처럼 번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태국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수십년 동안 ‘사회의 중심추’ 역할을 해왔던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82)의 노쇠화도 태국 사회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태국에서 ‘살아있는 부처’로 추앙받으며 군부 쿠데타 등 고비때마다 탁월한 지도력으로 중재자 역할을 했던 푸미폰 국왕은 최근의 시위 사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었다.푸미폰 국왕은 지난해 9월 고열과 피로,식욕 부진 등의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한 뒤 장기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반정부 시위가 일단락되면서 태국 정부가 경제적인 손실 등은 정책적인 지원으로 복구할 수 있겠지만 이번 사태의 본질적인 원인인 계층 간 갈등을 해소하는데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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