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11월 센카쿠 탈환 합동훈련”…中 댜오위다오 핵심이익 지정
중국과 일본이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尖閣>열도) 사태와 관련해 잇따라 강경조치를 내놔 갈등이 재점화할 조짐이다.중국이 최근 댜오위다오를 자국의 핵심국가이익으로 분류하고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데 대해 일본은 댜오위다오 부근에서 대규모 미일 합동군사훈련 실시라는 ‘강수’로 맞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우익 신문인 산케이신문은 3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방일하는 다음달에 미 제7함대의 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호가 참여하는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이 센카쿠 열도 주변에서 열린다고 전했다.
부정기적으로 이뤄지는 미일 합동 군사훈련의 일정이 갑작스레 잡힌 것은 최근 벌어진 중일간 댜오위다오 분쟁을 염두에 두고 성사된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특히 ‘센카쿠 탈환작전’으로 명명된 이번 훈련은 중국군을 적으로 규정하고 이들이 센카쿠 열도를 불법 점거할 가능성을 상정하고서 열리는 것으로 알려져 이런 점들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중국민의 감정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내에서는 지난 7일 댜오위다오 부근에서 조업 중에 일본 순시선과 마찰을 빚어 일본에 나포됐던 중국인 선장 잔치슝(詹其雄.41) 씨가 18일 만에 석방된 것을 계기로 대일 비난이 다소 가라앉았으나 댜오위다오에 대한 강경입장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미일 합동군사훈련에 대한 향후 중국내 여론의 향배가 주목된다.
중국 정부가 댜오위다오를 대만,티베트 및 신장,남중국해에 이어 자국의 핵심이익으로 규정하고서 대처하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핵심이익은 외교적으로 절대 타협하지 않으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댜오위다오에서의 중국의 강공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중국 정부가 아직 댜오위다오를 공개적으로 핵심이익이라고 선언하지 않고 있으나 내부적으로 기존의 국가이익에서 핵심이익으로 격상시켰다고 보도했다.
실제 지난 3월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국 국무부 부장관 및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 간의 회담에서 중국 측은 남중국해가 자국의 핵심이익에 속한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통보한 바 있다.
중국의 이런 통보는 지난 7월 베트남에서 열린 아세안지역 안보포럼(ARF)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남중국해 분쟁의 평화적 해결이 미국 국익과 연결돼 있다는 발언을 초래하는 등 남중국해에서의 미-중 갈등을 불렀다는 점에서 댜오위다오에 대한 중국의 핵심이익 규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기관지인 인민일보도 이날 인터넷사이트인 인민망을 통해 ‘국제법 시각에서 본 댜오위다오 분쟁의 발단’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댜오위다오에 대한 자국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이 기사에서 대만 북동 쪽에 위치한 댜오위다오는 명.청조 이래 500여년 간 어업기지는 물론 항해와 풍랑 피난지로서 활용돼온 중국의 영토로 이미 여러 문헌에도 그런 사실이 명기돼 있을뿐더러 중국의 주권이 행사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일본이 청일전쟁의 와중인 1895년에 댜오위다오를 불법 점유하고서 무인도를 먼저 선점했기 때문에 댜오위다오는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로 영토와 관련한 국제법 규정에 위배된다고 날을 세웠다.
인민일보는 그러면서 미국에도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세계 제2차 대전에서 일본의 패망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댜오위다오를 한동안 지배하다가 1972년에 미일협정을 통해 일본에 댜오위다오를 실효 지배하도록 한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특히 중국은 승전국이라는 점에서 댜오위다오를 일본으로부터 당연히 돌려받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댜오위다오 갈등과 관련해 미국은 시종일관 일본의 편을 들고 있다.
댜오위다오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던 지난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미일 외교장관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일본 외무상에게 댜오위다오가 미일안보조약 5조의 적용대상이라는 점을 확인한 바 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최근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 갈등이 다소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으나 댜오위다오에서 미일 합동군사훈련이 실시될 경우 다시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