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위안화 절상땐 세계재앙 초래”

원자바오 “위안화 절상땐 세계재앙 초래”

입력 2010-10-08 00:00
수정 2010-10-08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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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요구 거부… 세계銀 총 회 ·G7 각료회의서 일전 예고

중국이 다시 한번 위안화 절상 압력에 대해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번에는 유럽연합(EU)의 압력에 대해서였다.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은 거듭 중국에 위안화 절상에 앞장설 것을 촉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중국 대 미·EU의 위안화 대치는 8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IMF·세계은행 연차총회 및 서방선진7개국(G7) 각료회의에서의 일전을 예고한다.

7일 BBC에 따르면 브뤼셀을 방문 중인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6일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과의 정상회담에서 위안화 절상 요구에 거부 입장을 밝혔다. “위안화 환율 유연성의 점진적 확대”라는 기존 정책 고수를 분명히 한 것이다. 경고도 잊지 않았다.

“위안화의 급속한 절상은 중국기업의 파산과 일자리 감소로 이어져 사회불안을 조성할 것”이며 “이 같은 중국의 재앙은 전 세계적인 재앙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압력’에도 급격한 절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양측 정상은 회담이 끝난 뒤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통상적인 기자회견마저 취소했다. 이례적인 ‘사태’로, 양측의 벌어진 틈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이런 가운데 IMF는 이날 ‘하반기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역내 통화가치 강화에 중국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허용하면 수출주도형 경제의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중국을 따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 국가가 저항하면 경쟁력 우려를 촉발시켜 다른 국가의 통화절상 움직임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고 강조,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도 같은 날 브루킹스 연구소 연설에서 “통화 가치가 현저하게 저평가된 국가들이 통화를 절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목하지는 않았으나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통화 가치를 약한 상태로 유지하려는 경쟁이 벌이지고 있다.”면서 “이는 외환시장에서 서로에게 손해를 안기는 요인이 될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일본이 환율 마찰의 불을 댕겼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중국은 때리면서도, 일본은 감싼 셈이라고 불름버그 통신은 해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자 사설에서 “환율을 둘러싼 국가 간 갈등이 주요 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의장국 한국은 시장개입으로 불편한 논쟁에 휘말리지 않는 신중한 행보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한국은행의 시장 개입 가능성을 경계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2010-10-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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