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군기밀 유출 2명 구속
전례 없는 밀월을 즐기던 중국과 타이완이 ‘이중 간첩’ 사건으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졌다. 사건은 양안이 여전히 분단 상태에 있다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을 재확인시켜 줬다는 점에서 처리 결과가 주목된다.타이완 국방부는 지난 2일 금품을 받고 중국에 군사기밀을 건넨 군사정보국 처장급 고위관리 뤄치정(奇正)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활동해온 사업가 뤄빈(彬)도 함께 구속됐다.
중국 내 타이완 정보요원이었던 뤄빈은 지난 2004년 말 중국 보안 당국에 체포돼 15일 동안 고문을 받은 뒤 중국에 ‘협력’을 약속한 이중 간첩으로 밝혀졌다. 뤄빈은 뤄치정을 포섭해 그로부터 중국에서 활동하는 타이완 정보요원 명단 등 군사기밀 100여건을 건네받아 중국에 넘겨줬다.
당장 타이완 정보요원들의 신변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우둔이(吳敦義) 타이완 행정원장은 입법원에 출석, “4년 전에 누설됐기 때문에 성공 여부를 알 수 없지만 신분이 노출된 타이완 정보요원들이 중국에서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타이완 측은 양안 교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조심스럽게 사건에 접근하고 있다. 우 행정원장이 ‘4년 전의 일’이라고 선을 그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 언론들은 관련 보도를 일절 내보내지 않고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2010-11-04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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