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vs 컴퓨터 퀴즈대결 1회전 무승부

인간 vs 컴퓨터 퀴즈대결 1회전 무승부

입력 2011-02-16 00:00
수정 2011-02-16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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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지능이 가장 뛰어난 슈퍼컴퓨터 ‘왓슨’과의 퀴즈 달인 첫 맞대결에서 ‘인류’가 힘겨운 승부를 펼쳤다. 인류와 왓슨은 15일과 16일 두 차례 더 대결한 뒤 최종 승부를 가린다.

IBM사 소속인 왓슨은 14일 저녁(현지시간) 뉴욕주 요크타운 하이츠에서 진행된 미 ABC방송의 인기 퀴즈쇼 ‘제퍼디!’에 출연해 퀴즈영웅인 켄 제닝스, 브래드 루터와 박진감 넘치는 승부를 펼쳤다.

왓슨은 이날 대결에서 325만 달러(약 36억 4300만원)의 상금을 얻어 상금왕 출신인 루터와 동률을 이뤘다. 그러나 최장연승(74연승) 기록 보유자인 제닝스는 2000달러를 거둬들이는 데 그쳐 컴퓨터에 완패했다.

제퍼디쇼의 문제들은 정답을 직설적으로 묻기보다 유머와 위트를 섞어 고도의 추리를 해야만 답을 알아챌 수 있도록 짜였기 때문에 제아무리 최고의 슈퍼컴이라 해도 왓슨이 다소 불리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 보니 딴판이었다. 왓슨은 말굽의 편자나 카지노의 카드분배 상자를 뜻하는 단어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슈(shoe)를 맞혔고 그룹 비틀스와 올림픽, 연도 맞히기 퀴즈 등에서 정답을 가려내는 등 뛰어난 실력을 뽐냈다. 왓슨은 “엘리노어 릭비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가장 먼저 버튼을 눌렸다. 그러고는 “그녀는 교회에서 죽었고 자신의 이름과 함께 묻혔다. 아무도 그 곳을 찾지 않았다.”고 답했다. 비틀스의 곡 ‘엘리노어 릭비’의 가사를 유추해 답한 것이다. 정답이었다. 왓슨에 무릎을 꿇은 제닝스는 “오늘 대결을 통해 이 컴퓨터가 얼마나 똑똑한지 알 수 있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물론 왓슨은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러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제닝스가 말한 오답을 똑같이 되풀이한 것. 퀴즈쇼의 진행자인 알렉스 트레벡은 “그 오답은 켄이 방금 말했다.”며 상황을 정리했다.

스티브 카네파 IBM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은 “왓슨은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못하도록 설계됐다.”면서 “우리가 미래에 그 기능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왓슨과 두 퀴즈 달인의 최종 승부는 이틀 뒤 가려진다. 카네파 부사장은 “체스 대결과 달리 퀴즈쇼는 선택 가능성이 무한대로 열려 있어 컴퓨터에 불리하다.”고 너스레를 떨며 “남은 두번의 대결에서도 승부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IBM이 향후 왓슨을 기업과 교육, 의료 분야 등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판매할 계획이며 인공지능이 결국 전문가와 수십만명의 고수익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1-02-1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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