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軍, 반군에 일격…트리폴리 진공작전 기로

카다피軍, 반군에 일격…트리폴리 진공작전 기로

입력 2011-03-07 00:00
수정 2011-03-0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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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트리폴리를 향해 거침없이 진격하던 리비아 반군이 6일(현지시각) 무장 헬리콥터 등을 동원한 무아마르 카다피 친위부대에 일격을 당하면서 진공 작전이 기로에 섰다.

반군은 전날 카다피 고향인 시르테에서 동쪽으로 160㎞ 떨어진 소도시 빈 자와드를 점령했으나 바로 다음날 도시 중심부에서 카다피 친위부대의 매복 공격에 밀려 퇴각하면서, 이전에 충천하던 사기도 떨어졌다.

반군에 따르면 주택가에 잠복한 카다피 친위부대는 일부러 반군을 시내 중심부까지 유인한 뒤 헬기의 기관포와 로켓탄 등 막강한 화력으로 타격을 가했다.

빈 자와드에서 물러난 반군은 친위부대의 막강한 중화기 공격과 헬기 공습 때문에 무력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반군인 이브라힘 부다부스는 “카다피 군이 항공기로 공격하고 지붕 위에서 사격했다”고 말했다.

반정부 세력은 카다피 군과 전투에서 점령지를 내줬다며 지난달 15일 봉기 이후 처음으로 패배를 시인했다.

카다피 정권의 이민 장관이었다가 반정부 세력에 합류한 알리 에리시는 CNN과 인터뷰에서 “무기도 제대로 없는 반군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부족하다”며 특히 미국이 봉기 초기에 반군을 지원하지 않고 발을 질질 끄는 바람에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다피 군이 공군력까지 동원해 상대적으로 무장이 빈약하고 조직이 느슨한 반군에 타격을 가하는 새로운 전투 양상을 보인 것은 반군의 진격에 그만큼 위협을 느꼈기 것으로 풀이된다.

반군이 빈 자와드에 이어 수도의 관문인 시르테까지 점령할 경우 단숨에 트리폴리까지 밀고 올라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후퇴한 반군은 빈 자와드에서 동쪽으로 약 50㎞ 떨어진 항구도시 라스 라누프에서 전열을 가다듬어 재차 공격을 시도, 빈 자와드와 3㎞ 지점에서 카다피 군과 대치한 채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라스 라누프의 의료진은 빈 자와드 전투로 2명의 전사자와 31명의 부상자가 병원으로 실려왔다고 밝혔는데, 목격자들은 사상자가 훨씬 더 많다고 전했다.

반군인 아쉬라프 유세프는 “집에서 떠밀려 나온 민간인들이 소리치고 비명을 지르는 와중에 (거리에) 20명에서 25명 정도 죽어 있는 모습을 보았는데 사망자는 민간인 아니면 반군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인구 30만명으로 리비아에서 세번째로 큰 도시인 미수라타에서도 카다피 군과 반군이 격렬한 전투를 벌였다.

트리폴리 동쪽 200㎞에 있는 이 도시의 의사는 이 전투로 20명이 사망하고 100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반군이 장악한 이곳에서는 카다피 군이 포격과 함께 탱크부대를 시내로 투입해 탈환을 시도했으나 박격포 등을 동원한 반군의 포위 공격에 밀려 5시간만에 이 도시에서 7㎞ 떨어진 군 기지로 퇴각했다.

이 도시의 한 주민은 로이터와 전화통화에서 “오늘 미수라타에서는 봉기 이후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며 “정부군이 삼면에서 시내 중심부로 진격해 들어왔지만 반군이 몰아냈다”고 전했다. 다른 주민은 반군이 정부군 20명을 사로잡고 탱크 한 대를 노획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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