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바다·토양으로 흘러갔을 수도
후쿠시마 제1원전의 원자로 노심을 냉각시키기 위해 투입한 바닷물 수백t의 행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발전소 건물에 유입됐다가 건물 밖으로 나온 냉각수가 방사성물질을 함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제2의 재앙이 예고되는 냉각수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Q. 냉각에 사용한 물은 어떻게 됐을까.
A. 4가지 방법으로 처리됐을 가능성.
도쿄전력은 원자로 냉각에 사용한 바닷물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다. 다만 4가지 방법으로 처리했을 것이라는 추측은 가능하다. 첫째 원자로 건물 내 물웅덩이에 그대로 남아 있거나 발전소 옆 임시 저장 탱크에 저장돼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살수 작업 때 투입한 양이 워낙 많아 바다나 토양에 그대로 흘러갔을 가능성도 많다. 일부는 수증기 형태로 공기로 빠져나갔을 것이다. 교도통신은 최근 후쿠시마 원전이 초고농도 방사능이 포함된 냉각수를 25일부터 바다로 흘려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986년부터 1988년까지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부소장으로 사고 수습에 참여했던 알렉산드르 코발렌코는 최근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수백t에 이르는 후쿠시마 원자로 냉각 수조의 방사성 냉각수가 어디로 사라졌는지에 대해 일본 당국이 아직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Q. 바다나 토양으로 빠져나간 냉각수의 양은.
A. 일본 정부는 수치를 파악할 겨를조차 없을 것.
원자로 압력용기와 격납용기가 폭발하면 큰일이기 때문에 일본 정부는 현재 이걸 막는 데 주력하는 게 우선이다. 여기에 정신이 쏠려 있는 까닭에 일본 정부로서는 오염 정도를 면밀히 파악할 겨를조차 없어 보인다. 도둑이 들어와서 싸우고 있는데 문이 얼마나 부서졌는지, 무엇이 없어졌는지 파악하는 것은 차후의 문제다. 환경오염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Q. 원래 냉각수는 어떻게 처리하나.
A. 정화 절차 거쳐 매장 처리.
원자로 노심을 냉각시키기 위해 주입한 냉각액은 바로 외부로 빼내지 않고 정화 절차를 거친다. 우선 원자로 내부의 냉각수는 폐냉각수 저장소(탱크)로 옮긴다. 저장소 내 기화장치를 이용해 서서히 증기로 만든다. 이 증기 역시 방사성물질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고성능 필터를 통해 정화된 증기를 외부로 배출시키는 방식으로 오염된 물의 양을 줄인다. 오염 냉각수를 증기 처리하고 남은 고농도의 방사성물질 냉각수는 ‘드럼통’에 옮겨 담은 뒤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에서 매장 처리된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도움말 정규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선임연구원
2011-03-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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