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바라크 퇴진 후 양국 관료 첫 공식회동
30년간 장기집권해온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물러난 이집트가 이란과 30년여만에 외교관계 재개를 추진한다.나빌 엘라라비 이집트 외무장관은 4일 이란 사절 무그타비 아마니와 만난 후 “역사와 문화를 생각할 때 이집트인과 이란인은 상호 교류를 하는 게 당연하다”고 밝혔다.
엘라라비 장관은 “이집트는 상호 공동의 관심사를 추구하기 위해 모든 나라에 문을 열어두고 있다”며 “이집트는 이란과 새로운 장을 열게 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무라바크 대통령 축출 이후 양국 고위 관료가 공식적으로 만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마니 사절은 이날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외무장관의 메시지를 갖고 이집트를 방문했다.
이집트 외무부는 성명에서 “살레히 외무장관이 테헤란 또는 카이로에서 양국 외무장관이 회담을 갖는 것을 시작으로 양자 간 협력관계를 구축하자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집트는 무바라크 집권기에 미국 및 이스라엘의 오랜 우방이었기 때문에 무바라크가 퇴진하면서 양국 관계가 회복되리라는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됐다.
실례로 지난 2월에는 이란 군함 2척이 이집트 군부의 승인을 거쳐 수에즈운하를 통과했다. 당시 이스라엘은 이를 도발행위로 규정했다.
양국 외교관계는 이란에서 이슬람혁명이 일어나고 이집트가 이스라엘 정부를 공식 인정한 후인 지난 1980년 단절됐다. 당시 중동 내 영향력을 놓고 겨루던 양국의 경쟁관계도 외교 단절에 영향을 미쳤다.
이후 양국은 중동 평화협상과 대미.대이스라엘 외교관계 등 다양한 국제 현안에서 이견을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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