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 국방 “빈 라덴 같은 카리스마 부족”
마이크 멀린 미국 합참의장은 16일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새 지도자로 옹립된 아이만 알-자와히리에 대해 “오사마 빈 라덴과 같이 추적해 사살할 것”이라고 말했다.멀린 의장은 이날 국방부 브리핑에서 “알-자와히리가 그 자리에 갔다는 것은 내 관점에서는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알-자와히리와 그의 조직은 여전히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우리가 빈 라덴을 찾아서 성공적으로 사살한 것과 마찬가지로 자와히리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알-카에다 최고지도자가)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누가 가고 싶어하는 자리인지 모르겠다”면서 “새로운 알-카에다 지도자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츠 장관은 특히 “자와히리는 빈 라덴과 같은 카리스마가 부족한 인물”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와 함께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알-자와히리의 옹립은 놀라운 일도 아니고 근본적인 변화를 부르지도 못할 것”이라면서 “이미 알-카에다의 이념은 ‘몰락했다(bankrupt)’”고 지적했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도 “누가 알-카에다를 이끄느냐 하는 문제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익명을 요구한 한 행정부 고위 관리는 “알-자와히리는 알-카에다에서 활동하거나 그 전에 이집트 이슬람 지하드에 있는 동안 강력한 지도력이나 조직화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빈 라덴 만한 역량과 조직 내 신망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고 지도자 승계가 알-카에다 내분과 갈등을 일으키진 않는다 해도 논란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면서 알-자와히리가 조직을 이끌려면 상당히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알-자와히리가 실전 경험이 전혀 없기 때문에 ‘부드러운 이미지’의 ‘암체어 제너럴’(armchair general.전문 분야 이외의 일에도 아는 체하는 사람)’로 행세해 왔다며 “결론은 자와히리가 빈 라덴이 얻은 (조직내) 신망에는 근처에도 못 간다는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알-자와히리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자 빈 라덴과 마찬가지로 은신처에 몸을 숨겨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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