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산아제한 정책에 반대해 온 시각장애인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39)이 공산당 관리들의 사주를 받은 남자 수십명에게 의식을 잃을 정도로 집단구타를 당했다고 그의 아내가 16일 폭로했다.
그의 아내 위안웨이징(袁偉靜)은 미국에 있는 인권단체 ‘차이나 에이드’에 보낸 편지에서 “지난 2월 70~80명의 남자가 집에 들이닥쳐 2시간 이상 남편을 구타하고 컴퓨터와 비디오 카메라 등을 빼앗는 등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위안씨는 “이들 중 일부는 남편의 팔을 강제로 꺾고 머리를 처박게 했다”면서 “ 오랫동안 설사병에 시달려 건강이 좋지 못한 남편은 2시간 이상의 고문행위를 못 견디고 의식을 잃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차이나에이드는 이 편지가 15일 도착했다면서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위안씨는 남편과 자신이 치료를 받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 역시 담요에 덮인 채 구타를 당해 갈비뼈가 부러졌고 5~6일 동안 제대로 볼 수도 없고 현재까지도 일어설 수조차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폭행범들이 제복을 입거나 신분증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현지 공산당 간부와 공안의 사주를 받은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당국은 2월 구타사건 이후 남편과 자신에 대한 탄압과 감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과 5살짜리 딸 역시 가택 연금상태로 밖을 나갈 수도 없는데다 시어머니에게도 남자 3명이 따라붙어 미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부부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산둥(山東)성 이난(沂南)의 자택을 찾아갔던 서방 기자 역시 구타를 당했다.
시각장애인인 천광청은 고학으로 변호사 자격증을 딴 뒤 강제 불임과 낙태 수술 반대 활동을 펼치다 붙잡혀 징역 4년3개월형을 복역한 뒤 작년 9월 만기출소했다.
그는 출소 후 가택연금 상태에서도 “공안이 구타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이를 폭로하면 감옥에 다시 가두겠다고 협박했다”는 내용을 담은 비디오를 제작해 차이나에이드를 통해 공개하는 등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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