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중화의 아들 뤄자후이 돌아왔다”

中 “중화의 아들 뤄자후이 돌아왔다”

입력 2011-08-15 00:00
수정 2011-08-15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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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로크 첫 중국계 주중 美대사 환영 속 부임… 美·中 관계는

“뤄자후이(家輝)가 왔다.” 중국이 최초의 중국계 미국대사 부임을 적극 환영했다.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무기판매, 중국의 첫 항공모함 시험운항,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 등 미·중 관계를 괴롭힐 ‘암초’들이 산재해 있는 가운데 첫번째 ‘화교 대사’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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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중국계 주중 미국 대사인 게리 로크(오른쪽) 신임 대사가 지난 12일 밤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해 걸어나오고 있다. 와이셔츠 차림에 배낭을 멘 로크 대사 뒤로 부인과 세 자녀가 들어오고 있다. 광저우신문 웹사이트
첫 중국계 주중 미국 대사인 게리 로크(오른쪽) 신임 대사가 지난 12일 밤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해 걸어나오고 있다. 와이셔츠 차림에 배낭을 멘 로크 대사 뒤로 부인과 세 자녀가 들어오고 있다.
광저우신문 웹사이트




중국 언론들은 지난 12일 밤 9시 40분쯤(현지시간)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 2청사에 도착한 미국의 게리 로크(61) 신임 주중대사를 중국 이름 ‘뤄자후이’로 부르며 극도의 친근감을 표시했다. ‘중화의 아들이 돌아왔다.’ ‘100년 만의 귀향’ 등 다소 오버하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로크 대사의 소박한 입국 장면조차도 큰 뉴스거리가 됐다. 부인 및 세 자녀와 함께 입국장을 빠져나오는 로크 대사의 어깨에는 배낭이, 한 손에는 검은 서류가방이 들려 있었다. 어린 막내딸 매들린을 제외하고, 부인과 2명의 자녀들도 각자 자신들의 가방을 챙겨 들었다.

법제만보 등 중국 언론들은 14일 로크 대사의 부임 소식을 특집으로 다루면서 “각자의 짐을 손에 들고, 어깨에 메고, 대사 전용차 승차도 사양한 채 뤄자후이 일가는 여행길에 나선 평범한 중국인 가족 같았다.”고 전했다.

로크 대사에 대한 중국의 환대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2009년 존 헌츠먼 유타 주지사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대 주중대사로 부임했을 때도 중국은 처음엔 중국을 잘 이해하는 ‘친중파’ 대사라며 극도로 환대했지만 양국 관계가 악화되면서 결국 얼굴을 붉히며 돌려보냈다. 지난 4월 중국을 떠날 때 외교부 간부들은 관례적인 이임인사도 받지 않았다.

로크 대사가 최초의 중국계 미국대사이긴 하지만 이민 3세로 완전한 미국인이라는 점에서 중국 내는 물론 화교그룹에서도 “그가 결국 미국의 입장을 100%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말레이시아의 화교신문 남양상보는 “미국이 그를 키웠고, 교육시켰다.”면서 “중국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그는 할아버지의 기억밖에 없는 중국보다는 결국 성조기를 향해 예의를 갖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로크 대사는 이날 기자회견과 주중대사관 공식 웨이보(微博)에 올린 글을 통해 자신이 자유와 평등, 기회의 땅인 미국의 가치관을 대표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공무원 신분으로서 대통령과 국민들을 위해 서비스하는 주중대사가 되겠다.”면서 “자유, 평등, 기회라는 미국의 영원한 희망과 가치관을 대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전까지 상무장관을 역임하면서 중국을 상대로 미국산 제품 수입확대 및 위안화 절상 등을 줄기차게 요구했다는 점에서 대중 무역공세의 선봉에 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는 부임 일성으로 양국 간의 협력을 강조했지만 양국 관계가 또다시 갈등으로 전환되는 ‘민감한 시기’여서 어깨는 한층 무거워 보인다.

로크 대사는 중국 남부 광둥성이 고향인 할아버지가 1910년대에 미국 서부 워싱턴주에 정착한 이민 3세이다. 워싱턴 주지사에 선출돼 연임했으며, 오바마 행정부 출범 후 상무장관을 거쳐 주중대사에 임명됐다.

베이징 박홍환 특파원

stinger@seoul.co.kr

2011-08-1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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