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남자, 수류탄 던지고 총질..사건 배경 아직 파악 안돼
벨기에 남동부 리에주 시 도심에서 13일(현지시간) 30대 남자가 수류탄을 던지고 총을 난사하는 무차별 살상극을 벌여 최소한 4명이 죽고, 어린이와 노인을 포함해 75명 이상이 중경상을 입었다.범인은 현장에서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뉴스통신사 벨가와 공영방송 VRT 등에 따르면, 33세의 남자 노르딘 암라니는 이날 오후 12시30분(한국시간 오후 8시30분)께 리에주 도심 상-랑베르광장 버스정류장에서 갑자기 사람들을 향해 수류탄 3발을 던지고 총을 쏘아댔다.
이로 인해 현장에서 15세 소년과 17세 소녀, 75세의 노인이 숨졌다.
부상자 75명 가운데 2세 여자아이는 크게 다쳐 생명이 위험하며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구조 관계자들은 밝혔다.
상-랑베르 광장 인근은 벨기에 프랑스어권 주도인 리에주 시의 번화가로 마침 크리스마스 시장이 열려 광장이 인파로 붐벼 희생자가 많이 발생했다.
목격자들은 버스정류장 쪽에서 폭발음이 3차례 잇따라 난 뒤 한 남자가 총을 쏘아댔으며 여러 사람이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고 말했다.
이후 광장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숨을 곳을 찾는 등 공포에 사로잡혔다고 전했다.
VRT 방송은 겁에 질린 시민들이 이리저리 피신하는 등 광장 일대가 공황상태에 빠진 모습을 방영했다.
범인 암라니는 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다리 위에서 시체로 발견됐다.
리에주 검찰 관계자는 암라니가 자살했는지는 확실치 않다면서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목격자는 범인이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쏴 자살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현재로선 범인이 암라니 1명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테러나 조직범죄단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총기와 마약, 성폭행 혐의로 복역한 적이 있으며 이날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가는 도중 범행을 저질렀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그러나 암라니 단독범행이 확실한지 여부와 정확한 사건 배경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은 앞서 남자 3명으로 이뤄진 일당이 범행을 저질렀으며 이 가운데 1명은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었다.
또 사건 발생 1시간 여 뒤 리에주 시내 다른 지역에서 잇따라 총성이 나 일당 중 1명이 도주 중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으나 이번 사건과는 관련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나중에 정정했다.
경찰에 따르면 암라니는 이날 집에서 배낭에 수류탄과 공격용 장총 등을 넣은 채 나와 도심으로 걸어갔으며 광장 버스정류장 앞에서 배낭의 수류탄을 꺼내 터뜨리고 총을 쐈다.
그의 배낭 속에는 사용되지 않은 수류탄이 여러 발 남아 있었다.
엘리오 디 뤼포 총리는 이날 오후 리에주를 긴급 방문해 현지 당국자들과 사건 수습책 등을 논의했다.
알베르 2세 국왕 부부도 이날 저녁 리에주를 찾아 희생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사건 직후 도심 전역의 통행이 차단되고 대중교통수단도 운행이 중단됐으며, 거의 모든 상점들이 철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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