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테마주 논란 지적에 “1주도 판 일 없어”
잠재적 대권주자로 떠오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20일(현지시간) 최근 이른바 ‘정치테마주 논란’에 대해 “안철수연구소 지분은 제가 평생 가꾼 것으로 소중한 가치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말했다.대학원 교수 채용 등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안 원장은 이날 귀국에 앞서 필라델피아공항과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잇따라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분 절반을 낸다고 했지 얼마를 내겠다고 하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특히 “내가 1주도 판 적이 없다”면서 최근 자신이 대권주자로 거론되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에 관심없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올연말 대선출마 관측에 대해서는 시종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으나, 최근 자신의 행보에 대한 정치적 해석에 대해서는 “계속 틀렸다”, “기가 막힌다”고 부정했다.
특히 최근 정치 현안에 대한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았으며, 사진촬영 요청도 정중하게 거부하는 등 조심스런 모습을 보였다.
그는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터넷 도용금지법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서는 “현실과 제도의 간극이 자꾸 벌어진다”면서 “그런 부분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회가 굉장히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법ㆍ제도 개선 방안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표명하기도 했다.
안 원장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 채용 인터뷰,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 면담 등을 마치고 이날 대한항공편으로 귀국했다.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서는 그를 알아본 한국 승객들이 잇따라 인사를 건네는 등 최근의 유명세를 실감케 했다.
다음은 안 원장과의 일문일답 요지.
--출국할 때 인천공항에서 “열정을 갖고 계속 어려운 일을 이겨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예전에 쓴 책에 있는 얘기를 했는데 그걸 무슨 선언으로 받아들이더라.
--정치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건가.
▲제가 생각할 필요가 뭐가 있겠나.
--국민의 기대는 큰 것 같은데.
▲에이..
--그러면 뭘 고민한다는 것인가.
▲평생 살아가면서 하는 고민이다.
--모든 발언이 정치적으로 해석되기 시작했다.
▲하라고 하지 뭐. 서울시장 (선거) 이후 지금까지 (그런 해석이) 맞은 적이 한번이라도 있었나. 계속 틀렸다. 계속 틀려왔으니까 이번에 또 보자.(웃음)
--유권자였지만 이제는 피선거권자가 될 수 있다.
▲에이 무슨..
--작년말에 총선출마, 신당창당 가능성은 분명하게 부인했는데 대선출마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분명히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 때 다들 궁금해 한 것이 그 부분이라 그렇게 말한 것인데 그 때 말을 안 할 걸 그랬다.
--이제 대선 부분이 남았다.
▲지금 그 쪽에 정신이 팔린 것은 정치권도 아니고 국민도 아닐 것이다. 지금 그게 중요한 사안인가.
--요즘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경 안쓴다. 나를 기존 정치인들 어법과 같이 (그런 식으로) 해석하면 틀림없이 틀릴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 얘기가 아니기 때문에 신경 안쓴다.
--그렇다면 주위에서 계속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뭘까.
▲나는 혼자 공부할 따름이다. 내 책에도 썼는데 주위 사람들이 웅성웅성하면서 저를 쳐다보고 있는 거다. 다른 사람이 얘기를 하고 내가 일절 대응하지 않으면 마치 내가 얘기한 것처럼 나오고, 나중에는 그걸 갖고 공격하고 그러더라. 참 희한하다. 저는 그 판(정치판)에 들어간 사람도 아닌데.
--최근 국내 증시에서 정치테마주 논란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제가 (안철수연구소 주식) 1주도 판 일도 없는데.
--주가가 올라서 기부액도 크게 늘었다고 한다.
▲나의 기부는 평생 가꾼 안연구소 지분의 절반을 낸다는 것이었지 얼마를 내겠다고 한 적이 없다. 나한테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소중한 가치는 똑같다. 바깥에서 뭐라고 평가하든 내가 평생 이룬 것의 절반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나한테는 엄청나게 소중한 것이다.
--기부재단의 방향은 정해졌나.
▲들어가서 회의를 해봐야 한다.
--최근 미국내 인터넷 도용방지법 논란에 대해 어떻게 보나.
▲정보기술(IT)도, 경제도, 금융도 제도가 빨리 따라가지 못한다. 그러나 제도라는 것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장기적인 효과가 있을 수도 있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다 들을 수도 없기 때문에 그런 속도에 맞춰 빨리 도입할 수 없어 딜레마가 생긴다.
특히 그 간극이 예전에는 크지 않았는데 가면 갈수록 자꾸 벌어지는데다 그 파급효과가 굉장히 커지고 있다. 그런 부분을 연구해서 중간 과정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만들지 않으면 사회가 굉장히 혼란스러워 질 수 있다.
--아직은 정치인 같이 보이지 않는다.
▲나는 정치인이 아니다. 그렇게 보는 사람들이 이상한 사람들이다.
--이번 방미 주목적이 교수채용 면접이었는데 성과는 있었나.
▲그렇다. 컨택트포인트가 많이 생겼다. 서울대는 공채를 해야 하기 때문에 공고를 내기 전에 미리 알려서 응모를 당부하는 것이다. 또 여러 대학의 학장들을 만나 교류ㆍ협력 문제도 논의했다.
--대선출마 할건가 안할건가.
▲(무응답)
--이렇게 계속 대답하지 않고 갈 생각인가.
▲세월은 흐를 것이다.(웃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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