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페이스북 상장 신청…보유주식 약 31조원 평가 전망
아버지의 치과병원과 집의 컴퓨터를 연결해 환자가 찾아오면 알려주던 중학생은 이제 전 세계 인구 10명 중 1명을 하나로 잇는 네트워크의 제왕이 됐다. 페이스북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얘기다. 올해 28살인 그가 정보기술(IT) 업계 최대 상장으로 세계 9번째 부자에 오른다.2006년 저커버그에게 페이스북을 10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던 야후의 전 CEO 테리 세멀은 “나이와 상관없이 10억 달러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당시 “돈이 문제가 아니다. 페이스북은 내 아이(baby)이고, 지켜보고 보살피고 성장시키고 싶다.”고 했던 저커버그의 꿈이 절반은 실현된 것이다.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이 1000억 달러에 이르면 28.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저커버그의 주식평가액은 280억 달러(약 31조 3400억원)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포브스지가 선정한 세계 부호 순위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주식평가액만으로도 세계 9위 갑부에 오르게 된다. 미국에서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래리 앨리슨 오라클 회장에 이어 4위 부호 자리를 예약해 놨다. 이미 그는 지난해 6월 구글 창업자를 제치고 빌 게이츠, 래리 앨리슨과 함께 IT업계 3대 부자에 합류했다.
그는 이날 주주들에게 띄운 서한에서 “페이스북은 원래 기업이 되기보다는 세상을 더 열린 공간으로 만들고 서로 연결되도록 하기 위한 사회적 임무를 이루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사회적 임무’를 강조한 그는 이미 자선가로서 정보와 사람뿐 아니라 부도 공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10년 자선단체 ‘스타트업: 에듀케이션’을 출범, 뉴저지 뉴어크 공립학교에 1000만 달러 지원을 약속한 데 이어 그해 12월에는 페이스북 공동창업자이자 대학시절 룸메이트였던 더스틴 모스코비츠와 함께 재산 대부분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는 증서에 서명했다.
1984년 뉴욕주 돕스페리에서 치과의사인 아버지와 정신과 의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유복하게 자란 그는 11살 때 선물 받은 486컴퓨터로 프로그램 개발에 빠져들었다. 당시 저커버그 아버지의 부탁으로 그를 가르쳤던 소프트웨어 개발자 데이비드 뉴먼은 “저커버그는 천재였다. 그를 앞서기는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이 제출한 IPO 신청서에 따르면 저커버그의 지난해 연봉은 149만 달러(약 16억 6000만원)였다. 하지만 내년 1월 1일부터는 1달러만 받기로 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2012-02-0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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