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제공 관련 재판 종료 선언..여타 혐의 재판은 진행중
이탈리아 법원은 25일(현지시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5) 전 총리의 뇌물수수 사건에 대해 공소시효 만료를 선언, 재판을 종료시켰다.베를루스코니는 1997년 영국인 변호사 데이비드 밀즈에게 위증 대가로 60만달러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작년 11월 국가 재정위기가 고조되자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프란체스카 비탈레 판사는 이날 베를루스코니가 출석하지 않은 가운데 밀라노에서 열린 재판에서 공소 시효 만료를 이유로 5년간 계속되어온 재판을 종료함으로써 검찰 기소 과정에서 징역 5년형이 예상됐던 베를루스코니에게 승리를 안겨줬다.
판결에 대해 베를루스코니에 반대해온 인사들은 그가 기술적으로 유죄 선고를 면했을 뿐이라면서 재판 과정이 늦기로 악명높은 이탈리아 사법 시스템이 형사재판 기간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부패운동을 이끈 검사 출신 안토니오 디 피에트로 ‘가치있는 이탈리아당’ 당수는 “베를루스코니가 공소 시효 만료로 ‘책임’에서 벗어났다”고 비난했다.
반면 베를루스코니가 이끈 중도우파 자유민주당 지도부는 환영을 표했고 니콜로 게디니 변호인은 무죄 판결을 바랐다면서 항소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탈리아 최대 미디어그룹을 소유한 재력가인 베를루스코니는 뇌물수수 사건의 종료에도 불구하고 미성년 매춘부와의 성매매, 권력남용,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여러 건의 재판에 계류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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