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격당한 태자당 상하이방 손잡고 공청단과 권력투쟁 예고

일격당한 태자당 상하이방 손잡고 공청단과 권력투쟁 예고

입력 2012-03-16 00:00
수정 2012-03-1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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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권력구도 어떻게 되나

중국의 차기 권력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오는 10월 열릴 예정인 제18기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전대)에서 정치국 상무위원회 진입이 확실시돼 왔던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의 해임이 15일 전격 발표됨에 따라 최고 지도부 입성을 둘러싼 계파 간의 ‘물밑 다툼’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중국 권력 최고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는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현재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주축으로 한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과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을 중심으로 한 태자당(혁명 원로 및 고위 관료 자제 그룹),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을 주축으로 한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기반 정치세력) 등 3개 계파 간에 균형과 견제를 통해 ‘정족지세’(鼎足之勢)를 취하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올가을 전대가 다가오면서 권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공청단에 태자당과 상하이방이 연합해 대항하는 양상이 격화되고 있다는 게 베이징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런 형국에서 태자당의 일원으로 상무위원의 한 자리인 당중앙기율심사위원회 서기 승진설이 나돌던 보시라이가 사실상 탈락함에 따라 그 자리를 놓고 불꽃 튀는 계파 간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상무위원 자리를 놓고 보시라이와 경합을 벌이던 왕양(汪洋) 광둥(廣東)성 당서기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 후 주석의 지원을 받는 왕 서기의 ‘광둥 모델’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인 만큼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같이 부자가 되자’며 분배를 강조하는 보시라이의 ‘충칭 모델’과는 달리, ‘광둥 모델’의 핵심은 개방과 규제 완화 등 사회주의에 시장경제의 장점을 더 많이 도입하자는 입장이다. 여기에다 왕 서기는 지난해 광둥성 내 우칸촌에서 벌어진 시위사태를 강경 진압하지 않고 이 촌에 최초로 민주 선거를 실시하도록 유도, 평화적으로 수습해 주목을 받았다.

보시라이의 낙마로 타격을 받은 태자당과 상하이방은 차기 최고 지도부의 지분을 최대한 확보해 공청단과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합종연횡’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왕리쥔 사건’으로 위기에 빠졌을 때 장 전 주석이 ‘출판 정치’를 재개하면서 측면 지원한 것도 공청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물난’을 겪고 있는 태자당과 상하이방이 서로 협력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2-03-1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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