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한 천재’, ‘술수의 달인’으로 불린 닉슨의 최측근 참모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하야를 초래한 ‘워터게이트’ 사건의 주역으로 닉슨의 특별고문을 지낸 찰스 콜슨이 21일 사망했다. 향년 80세.워터게이트 사건이 폭로된 후 유죄판결을 받고 7개월간 수감생활을 한 콜슨은 감옥에서 독실한 기독교신자로 변신, 이후 재소자들을 상대로한 전도활동을 펼쳐왔다.
콜슨이 세운 버지니아 소재 재소자 선교재단은 콜슨이 지난달말 뇌수술을 받은 후 합병증으로 투병하다 숨졌다고 22일 밝혔다.
보스턴 출신으로 브라운대학과 조지워싱턴대 법대를 졸업, 워싱턴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 1969년 닉슨의 참모로 발탁된 그는 닉슨의 재선을 돕기 위해 1972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전국위원회 본부가 있는 워터게이트 빌딩에 비밀요원들을 투입하는 계획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파헤친 특종기사를 실은 워싱턴포스트는 당시 콜슨을 “닉슨의 최측근 실세”로 평하면서 워터게이트 사건의 배후인물로 지목했다.
워싱턴 정가에서 그는 ‘사악한 천재’, ‘더러운 술수의 달인’ 등으로 불리면서 음모와 술수에 능한 닉슨의 참모로 여겨졌다.
그는 “닉슨의 재선 성공을 위해 필요하다면 우리 할머니라도 밟고 가겠다”고 할 정도로 닉슨에 충성스런 면모를 보였으며, 닉슨 역시 “그에게 한마디 하면 모든 일이 풀렸다”고 술회, 그의 수완에 전적으로 의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콜슨은 그러나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감옥에 들어간 후 “완전히 거듭났다”고 선언, 이후 35년간 재소자들을 상대로 한 선교활동에 매진했다.
2005년에는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미국내 가장 영향력있는 복음주의자 25인’ 가운데 한명으로 선정됐으며 종교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템플턴상을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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