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최대 오프라인 서점 B&N에 3000억 투자… 아마존 위협
아마존과 애플이 주도하는 전자책(e북) 시장에 마이크로소프트(MS)가 뛰어들면서 전운이 깊어지고 있다.지난 2000년 전자책 시장에 진출했다 고배를 마셨던 MS가 이번에는 미국 최대 오프라인 서적유통업체 반스앤드노블(B&N)에 3억 달러(약 3300억원)를 투자하면서 전자책과 대학교재 시장에 진출한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P 통신 등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를 위해 MS와 B&N은 디지털 및 교육사업 회사인 뉴코(Newco)를 새로 만든다. 회사 가치가 17억 달러에 이르는 뉴코에 MS는 지분 17.6%를 투자한다. 뉴코는 앞으로 전자책 단말기이자 태플릿PC인 B&N의 누크(Nook) 개발을 전담하게 된다. 누크는 올가을 출시 예정인 MS의 새로운 운영체제인 윈도8에도 내장된다. B&N은 미국 50개 주에서 691개의 서점을 운영한다.
두 회사는 또 그동안 갈등을 빚어 온 특허침해 소송도 일단락짓기로 합의하고 특허권 출원도 함께 신청할 계획이다.
업계는 MS의 투자로 누크의 사업기반이 한층 탄탄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는 애플과 아마존이 양분하는 전자책 시장에 누크가 강력한 라이벌로 부상하게 될 것을 반기고 있다고 AP가 전했다.
B&N이 이번 투자를 통해 MS의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해외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WSJ이 평했다. 윌리엄 린치 B&N 최고경영자(CEO)는 “MS와의 합작은 누크 사업을 빠르게 성장시키기 위한 전략의 하나이며 이를 통해 소매와 교육 부문에서 디지털콘텐츠 시장 리더로서의 지위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누크가 당장 전자책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씨티그룹의 경제 전문가 월터 프리처드는 “누크가 당분간 킨들과는 상당한 격차가 있는 2위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거래로 B&N은 누크의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실탄’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2012-05-0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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