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사고배상 눈덩이…결국 파산 가능성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원전 사고 14개월 만에 경영정상화 계획을 확정했지만 ‘사상누각(沙上樓閣)’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10일 현지 언론에 의하면 일본 정부는 9일 밤 각료회의를 열어 도쿄전력이 제출한 경영정상화계획인 ‘종합특별사업계획’을 승인했다.
핵심 내용은 정부로부터 공적자금을 지원받고 전기 요금을 올려 원전 사고에 따른 배상과 원자로 폐쇄 등의 부담을 국민에게 전가한다는 것이다.
우선 정부가 1조엔의 공적자금 출자로 의결권의 50% 이상을 확보해 국유화하고, 금융권은 1조엔의 추가대출로 파산 위기에 몰린 도쿄전력을 구제하기로 했다.
또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이어 도쿄전력 관내 가정의 전기요금도 7월부터 10.28% 올려 도쿄전력의 부담을 덜기로 했다.
도쿄전력은 자구책으로 향후 10년간 구조조정을 통해 3조3천650억엔의 비용을 절감하고, 8곳의 화력발전소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회장과 사장을 물갈이하고 임원 수도 기존 16명에서 대폭 줄이기로 했다.
이를 통해 내년도에는 1천억엔의 흑자를 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도쿄전력의 경영정상화계획엔 변수가 많아 사상누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당장 전기요금 인상엔 소비자들의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정부가 도쿄전력이 원하는 정도의 인상 폭을 수용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도쿄전력은 경영정상화계획에서 니가타현에 있는 가시와자키카리와 원전 7기를 내년 4월부터 재가동하기로 했지만, 이는 지역 주민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원전 가동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연료비로 연간 약 780억엔이 추가로 필요해 자구계획이 근저부터 흔들린다.
정부는 원전 사고 배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5조엔을 부담한 뒤 도쿄전력에서 받아낼 계획이지만, 배상금이 모두 10조엔(약 140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도쿄전력은 원전 폐쇄 비용과 오염 제거비용, 배상 비용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경영정상화가 불가능해 결국 청산될 가능성이 있다.
가큐슈인대의 핫타 다쓰오(八田達夫) 객원교수는 “도쿄전력은 이미 채무 초과 상태이며, 공적자금을 투입해도 원전 폐쇄와 오염제거 비용 등이 증가하면서 다시 자금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파산 처리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