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객 오줌에 호수 물고기 떼죽음

수영객 오줌에 호수 물고기 떼죽음

입력 2012-05-15 00:00
수정 2012-05-1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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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소변이 물고기를 죽이는 살상무기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호수에서 수영을 즐기다 물 속에서 슬그머니 소변을 보는 것은 공중위생 뿐 아니라 호수의 주인인 물고기의 목숨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MSNBC 뉴스가 14일 독일 빌트지 기사를 인용 보도했다.

독일 함부르크 부근의 아름다운 아이히바움 호수에서 최근 500여 마리의 물고기가 죽은 채 떠오르자 한 낚시꾼 단체는 “수영객들이 1인당 하루 평균 0.5ℓ의 소변을 통해 물 속에 다량의 인산염 성분을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평소 수영객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해 오던 낚시꾼들이 수영객을 몰아내기 위해 꾸민 이야기라는 반론이 제기됐고 한 대중과학 블로그는 “오줌 누는 것 같은 자연적인 행동으로 물고기를 줄일 수 있나”라는 질문을 제기하며 이를 공론화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답변을 제기하고 나섰다.

소변 자체가 물고기에 직접 해를 미치지는 않지만 일련의 환경 변화를 일으켜 결국 물고기를 질식시킨다는 것이다.

우선 소변 속에 풍부한 질소와 칼륨, 인 등 양분은 물 속의 녹조류에 비료 역할을 한다. 비료를 다 섭취한 녹조류는 물 속의 산소를 먹어 치우며 이들이 죽어서 부패하면 산소가 점점 더 고갈돼 결국 물고기가 질식하게 된다.

빌트지는 당국이 50만 달러 이상을 들여 인산염 중화제 벤토포스를 물에 풀었지만 효과가 없었다고 보도했다.

현재 이 호수는 피부에 닿으면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남조류와 녹조류가 너무 많아 수영객들에게 폐쇄된 상태이지만 시 환경당국은 수영객이 아닌 자연적 원인과 스케이터들이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겨울철 스케이트를 즐기는 사람들이 워낙 소란스러워 동면해야 할 물고기들을 깨웠으며 이들은 숨도 쉬지 못하고 얼어 죽었다는 것이다. 환경 당국은 이런 현상이 매우 흔하다고 지적했다.

당국은 함부르크의 한 대학에 낚시꾼들의 주장을 검증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과학자들의 조사 결과 물 속에서 물고기들의 호흡을 막는 독소를 분비하는 남조류 아나베나의 증식현상이 발견됐다.

이런 문제는 독일만의 것이 아니다. 호주 대보초 일대에 세워진 팻말들은 수영객들에게 물 속에서 소변을 보지 말도록 당부하고 있다. 소변 성분이 부영양화를 일으켜 맑은 물에 사는 산호들을 죽이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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