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돈나, 反푸틴 러’ 록가수 유죄판결 비난

마돈나, 反푸틴 러’ 록가수 유죄판결 비난

입력 2012-08-19 00:00
수정 2012-08-1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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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가혹하며 비인간적인 판결” 주장

최근 러시아 공연을 마친 미국의 섹시 팝스타 마돈나가 18일(현지시간) 정교회 사원에서의 반(反) 푸틴 공연으로 기소돼 2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러시아 펑크록 가수들에 대한 판결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비판했다.

BBC 방송 러시아어 인터넷판에 따르면 마돈나는 이날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견해를 표현하기 위해 40초의 공연을 펼친 푸시 라이엇(Pussy Riot)에 2년의 징역형을 선고한 것에 항의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연 장소와 자기표현 방식이 일부 사람들의 이의를 불러일으켰다 하더라도 판결은 너무 가혹하고 본질적으로 비인간적”이라고 비판하고 “자유가 소중한 모든 사람이 공정하지 못한 이 판결을 비난할 것을 촉구하며 세계의 모든 예술가는 사법 정의에 대한 이같은 패러디에 반대해 나설 것을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푸시 라이엇 멤버들은 이미 충분한 시간을 감옥에서 보냈다”며 “러시아 당국이 이들을 석방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마돈나는 이달 7일 모스크바 공연에서도 푸시 라이엇 멤버들이 아주 용감한 행동을 했다고 칭찬한 뒤 이들의 석방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지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부총리는 “모든 창녀 출신들은 나이가 먹으면 모두에게 도덕에 관한 강의를 하려고 한다”며 “십자가를 벗어버리든지 아니면 속옷이나 입어라”고 마돈나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은 바 있다.

모스크바 하모브니체스키 법원은 17일 정교회 사원에서 여당 대선 후보인 푸틴을 비난하는 깜짝 공연을 벌여 기소된 푸시 라이엇 단원 3명에게 각각 2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여성 펑크록 그룹 푸시 라이엇 단원 5명은 대통령 선거 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2월 복면을 쓴 채 모스크바 시내 크렘린궁 인근의 러시아 정교회 ‘구세주 성당’ 제단에 올라가 ‘성모여, 푸틴을 쫓아내소서’란 노래와 요란한 춤이 섞인 시위성 공연을 펼쳐 러시아 정계와 종교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엄숙하기로 유명한 러시아 최대 정교회 성당에서 록 음악을 연주한 것 자체가 신성모독으로 여겨지는 데다 노래 가사에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대선 후보(현 대통령)와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3월 초 깜짝 공연을 벌였던 단원들 가운데 나제즈다 톨로콘니코바(22), 마리야 알료히나(24), 예카테리나 사무체비치(29) 등 3명의 여성이 수사 당국에 체포돼 ‘종교적 증오에 따른 난폭 행위’ 혐의로 기소됐고 재판부는 이들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록 가수들에 대한 유죄 판결에 러시아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한편 러시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레바다-첸트르’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 국민은 대체로 푸시 라이엇을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론 조사 결과 44%의 응답자가 록 가수들에 대한 재판의 공정성을 신뢰한다고 답했으며 17%만이 반대 견해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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