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이오州에 블룸버그 뉴욕시장 지지까지…
사흘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판세를 산술적으로만 보면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국 지지율뿐 아니라 승패를 좌우할 주요 부동층주(스윙 스테이트)에서 민주당 후보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격차는 엄밀히 말해 대부분 오차 범위에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오차 범위를 매우 넉넉하게 잡는 미 여론조사의 특성을 염두에 두고 지지율 변화 추이와 역대 대선의 사례 등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승부가 오바마 쪽으로 기운 듯한 양상이다.
2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지표도 오바마에게 힘을 실어 주며 막판 호재가 잇따르고 있다. 10월 미국의 신규 취업자 수가 전달보다 2만 3000명 많은 17만 1000명으로 증가,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현재 오바마는 결정적 승부처인 오하이오주(선거인단 18명)에서 롬니에게 5% 포인트가량 앞서 있다. 이는 한 달 전부터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격차라는 점에서 이변이 없는 한 사흘 뒤 투표일까지 그대로 연결될 것이라는 추론을 가능케 한다. 실제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1980년 대선 이후 32년간 대선 10일 전 시점에 어떤 주(州)에서든 4% 포인트 이상 앞선 후보가 실제 투표에서 패한 전례가 없다. 워싱턴포스트가 “오하이오가 오바마에게 기울었다.”고 한 분석은 이런 정황을 토대로 하고 있다.
롬니 입장에서는 오하이오를 잃으면 승리가 힘들다. 선거인단 구성상 오바마는 9개 스윙 스테이트에서 33명 이상의 선거인단만 챙기면 과반을 달성하는 반면 롬니는 79명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위스콘신(10명)과 아이오와(6명)는 오바마에게 오하이오보다 한층 유리한 곳이기 때문에 오바마가 오하이오를 잡으면 위스콘신과 아이오와를 합쳐 3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 승리할 수 있다. 결국 롬니는 위스콘신과 아이오와를 뺀 나머지 모든 스윙 스테이트에서 승리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판세는 롬니 입장에서 오하이오보다 수월하고 반드시 이겨야 하는 플로리다와 버지니아·콜로라도에서까지 역전을 당했다. 결과적으로 현재 스윙 스테이트 중에서 롬니가 앞서 있는 곳은 노스캐롤라이나 한 곳뿐이다.
롬니가 상승세라면 막판에 따라잡으리라는 희망이 있지만 지금 상황은 반대로 오바마가 상승세다. 더욱이 예상치 못했던 슈퍼 스톰 ‘샌디’까지도 오바마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등 모든 변수가 오바마에게 청신호를 드리우고 있다. 대세를 읽는 데 탁월한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막판에 오바마 지지를 선언한 것도 우연으로 읽히지 않는다. 그간 오바마의 출생 의혹을 물고 늘어졌던 롬니 지지자 도널드 트럼프도 1일 “허리케인이 오바마의 승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이제 롬니가 기대할 것은 여론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공화당 성향의 ‘숨은 표’가 실재하느냐다. 현 판세가 오차 범위에 있다는 점에서 이 가능성을 아주 무시하기는 힘든 것도 사실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2012-11-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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