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가 생물무기 인체실험 문제삼는 과학자 살해”

“CIA가 생물무기 인체실험 문제삼는 과학자 살해”

입력 2012-11-29 00:00
수정 2012-11-2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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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1953년 사건 진실규명과 배상 요구 소송 제기 심리조종 실험으로 마약 몰래 먹인 뒤 의문의 죽음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이 생물 무기의 인체실험에 대해 우려를 제기한 군사 과학자 프랭크 올슨을 살해했으며 지금까지 진상을 은폐해왔다고 올슨의 두 아들이 28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지난 1953년 생물무기 전문가 올슨이 뉴욕시 스타틀러 호텔 13층에서 떨어져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CIA는 올슨이 스스로 뛰어내려 자살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1975년 CIA가 심리조종(마인드 콘트롤) 실험의 일환으로 사건 며칠 전 올슨 몰래 마약 LSD를 음료수에 타 마시게 한 것이 죽음에 영향을 줬다는 점을 비공개리에 시인했다.

그러나 에릭과 닐스 오닐은 자신들의 부친이 자살한 것이 아니라 CIA 요원이 밀어 떨어뜨려 살해한 것이라면서 미 정부를 상대로 진상 규명과 배상 등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AP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올슨 가족의 변호인인 스콧 길버트는 올슨의 죽음을 둘러싼 주변 정황이 CIA가 같은 해에 작성한 암살 지침 내용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당초 1975년 넬슨 록펠러 부통령의 지시로 구성된 조사위가 CIA의 잘못을 인정하는 보고서를 제출하자 소송을 제기하려 했다.

당시 제럴드 포드 대통령은 유족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장확한 진상을 가족에게 알려줄 것이라며 위무했으며 유족들은 윌리엄 콜비 CIA 국장으로부터 75만 달러를 받고 소송을 일단 접었다.

하지만 정부 당국은 지금까지 거듭된 요청에도 부친의 의문스러운 죽음의 진실을 알려주지 않고 거짓 대답으로 일관했다고 올슨의 두 아들은 주장했다

59년 전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 요구에 대해 프레스턴 골슨 CIA 대변인은 냉전시대에 CIA가 추진한 ‘MK-울트라’로 알려진 비밀 연구에 관해서는 1970년대 ‘록펠러 위원회’와 상원 위원회에서 철저한 조사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골슨 대변인은 “MK-울트라와 관련한 수만 페이지 분량의 자료가 비밀 해제되어 공개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족 측은 소장에서 올슨이 생물무기 전문가로 미 육군 생물연구소에서 일했으며 1950년 이래 올슨이 소속된 부서와 CIA는 긴밀하게 협력해왔다고 말했다.

1953년 올슨은 유럽여행에 나서 런던, 파리, 노르웨이, 서독의 생물연구 시설을 방문하던 중 자신의 생물무기 연구가 CIA의 용의자 고문과 살해에 이용되고 있음을 알고 정신적 충격을 받고 문제를 제기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유럽에서 올슨과 함께 일했던 윌리엄스 사전트 박사는 올슨이 심각한 불안증세를 보이자 영국 정보기관 M16 측에 올슨을 비밀 연구시설에 접근시키지 않도록 건의했다.

CIA에서도 누군가 올슨의 인사 파일에 그가 유럽 여행에서 보안규정을 위반했다는 메모를 추가했다.

올슨이 숨졌을 당시 두 아들은 9살, 5살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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