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서 떨어진 뒤 타이가 숲 철길 7km 달려 목숨건져”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한밤중에 타고 가던 기차에서 떨어져 영하 40℃의 타이가 숲에 홀로 남겨진 40대 남성이 철길을 수km나 달려 간신히 목숨을 구한 사건이 화제가 되고 있다.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은 서부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주(州) 도시 브라트스크 출신의 42세 남성. 이 남성은 모스크바에서 극동 야쿠티야 자치공화국 도시 네륜그리까지 수천 km를 운항하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가던 도중 타이가 숲이 우거진 극동 아무르주(州)의 한 철도 구간에서 열차 밖으로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한밤중에 담배를 피우려고 승강구로 나왔다가 출입문이 열리면서 밖으로 굴러 떨어진 것이다. 열차가 그렇게 빨리 달리지 않아 운 좋게 큰 부상은 입지 않았다. 하지만 런닝복 바지에 가벼운 셔츠 차림으로 영하 40℃의 타이가 숲 속에 홀로 남겨진 남성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여차 하다간 인적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숲 속에서 그대로 얼어 죽을 처지였기 때문이다. 번뜩 정신을 차린 남성은 죽을 힘을 다해 멀어져 가는 열차를 잡으려고 뒤쫓아 달렸지만 그가 남겨진 걸 알 리 없는 열차는 속도를 더 낼 뿐이었다.
결국 열차 따라 잡기에 실패한 남성은 살아남겠다는 일념으로 칠흑 같은 타이가 숲 속의 철길을 계속해 달렸고 마침내 가까운 시골 역사에 도착했다. 실신 직전의 남성은 곧바로 역사에서 응급처치를 받아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역사 관계자는 그가 달린 철길의 거리가 7km가 넘었다며 입김이 얼어붙을 정도의 혹한에 셔츠 차림으로 숲 속에서 살아 남은 건 기적에 가깝다고 놀라워했다.
경찰은 열차의 승강구 문이 제대로 잠겨 있지 않아 밖으로 떨어졌다는 이 남성의 진술을 토대로 승무원의 업무태만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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