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통신 “중국이 아니라 미국 등이 실패”

북한이 중국의 만류에도 제3차 핵실험을 강행한 후 중국의 ‘북한 정책 실패론’이 부상하면서 이에 대한 공방이 일고 있다.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내걸었음에도 북한의 핵 프로그램 진행을 막지 못한 것은 정책실패를 입증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중국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또 중국이 북한 핵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원조를 지속하고 유엔 안보리의 제재 논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 북한 감싸기에 치중한 것이 핵실험 강행으로 이어졌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중국이 말 뿐인 반대와 경고로 일관함으로써 북한의 버릇을 잘못 들였다는 지적이다.

이런 주장은 미국 등 해외에서 주로 제기되고 있지만 중국 일각에서도 핵실험 이후 한반도 정세가 더욱 복잡해지고 한반도 비핵화가 어려워졌다며 실패를 일부 시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북한이 완충지대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북한정책의 토대인 ‘순망치한(脣亡齒寒)론’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16일 북한 핵실험 강행 이후 “중국의 대북정책이 성공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어려워진 상황을 시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화통신은 16일 ‘북한 정책 실패론’은 학자와 전문가들의 반박을 사고 있다며 이들의 견해를 인용, 자국 정책을 옹호했다.

신화통신은 역사적으로 볼 때 무력과 제재 위협은 상대국을 굴복시키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군사력을 키우는 반작용만 불러일으킬 뿐이라고 지적하고 “이번 사태에 미국이 심각하게 반성해야 한다”며 미국에 책임을 돌렸다.

칭화(淸華)대학교 국제문제연구원 부원장 류장융(劉江永) 교수는 신화통신에 ‘중국 실패론’은 사실과 다르며 중국이 주장하는 ‘대화를 통한 해결’은 올바른 것일 뿐 아니라 계속 견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류장융은 또 “북한의 핵실험은 중국이나 한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 한국, 일본이 실패했다고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제제나 압박정책으로는 말 잘 듣게 만들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 준 것”이라며 “북한을 안전하게 만들 수 있는 국제안보환경과 북한을 개방할 수 있는 국제경제환경이 조성되지 않는다면 북한은 계속 강력한 위기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또 위안쭝쩌(院宗澤) 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 등의 견해도 소개하면서 6자회담 등 대화를 통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장융도 대화와 협상 정책이 북한 핵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못했지만 최소한 문제가 악화하는 것을 막아 왔다고 말했다.

위안쭝쩌는 “근본적인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계속 6자회담과 같은 다자간 협상을 통해 북미 간 적대감과 불신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고 중국은 화해와 대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