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부과학상 “교과서 검정제도 수정 검토”

일본 문부과학상 “교과서 검정제도 수정 검토”

입력 2013-04-10 00:00
수정 2013-04-10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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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피해국가 배려 ‘근린제국조항’ 수정 시사

일본 정부가 역사교과서 등의 검정 제도 수정 방침을 공식화했다.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문부과학상은 10일 오전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 답변에서 현재의 교과서 검정 제도에 대해 “현상과 과제를 정리해 수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자민당 니시카와 교코(西川京子) 의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는 한국, 중국 등 제2차 세계대전 피해국을 배려한다는 내용의 이른바 ‘근린제국(諸國) 조항’을 수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본의 집권 자민당은 지난해말 총선 공약에서 ‘전통문화에 긍지를 가질 수 있는 내용의 교과서로 배울 수 있도록 검정기준을 개선하겠다’고 명기했지만, 집권 후에는 경제 문제에 집중한다며 검정 기준 수정 방침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일본은 1982년 역사교과서 파동을 계기로 ‘근린제국과 국제 이해, 국제 협조에 배려한다’는 조항을 교과서 검정 기준에 추가했다.

실제로는 1991년 중학교 공민(사회) 교과서 검정 시 ‘과거에 피해를 준 역사가 있다는 걸 잊어선 안된다’는 부분을 ‘과거에 견디기 힘든 고통을 안긴 역사가 있다는 걸 잊어선 안된다’는 표현으로 고칠 때 한 차례 적용했을 뿐이지만, 외교적인 상징성이 크다는 점에서 개정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함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도 같은 자리에서 문부과학성의 교과서 검정 기준에 대해 “개정 교육기본법의 정신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교과서를 검정하는) 검정관에게 인식이 없었기 때문 아닌가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 교과서 채택이 교육적인 관점에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 의심하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아베 총리가 언급한 ‘개정 교육기본법’은 본인의 첫번째 총리 임기 때(2006년) 1947년 제정 이후 처음 손을 댄 것으로, 애국심 교육 강화가 핵심이다. 문부과학성은 이 개정 교육기본법을 토대로 2008년과 2009년 초·중·고등학교의 새로운 학습지도요령과 해설서에서 영토 교육을 강화하도록 했고, 이에 따라 교과서 검정이 이뤄지면서 독도 영유권 주장하는 내용이 크게 늘어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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