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황한 말리 정부, 크고 잘생긴 낙타로 ‘대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말리 주민들로부터 선물로 받았던 낙타가 현지에서 잡아먹힌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10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올랑드 대통령은 지난 2월 말리 팀북투지역을 돌아보는 과정에서 주민들로부터 프랑스 국기가 온몸에 드리워진 어린 낙타를 선물 받았다.
팀북투 지역은 당초 알 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 무장세력이 장악하고 있었으나 프랑스가 군대를 투입하면서 쫓겨났고, 주민들은 이에 대한 감사표시로 올랑드 대통령에게 낙타를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랑드 대통령은 처음엔 당혹스러워했으나 조금 지나 낙타를 쓰다듬으면서 “파리의 교통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능한 한 낙타를 교통수단으로 삼겠다”고 농담하는 등 친근감을 표시했다.
프랑스 당국은 당초 낙타를 프랑스 동물원으로 데려올 계획이었지만 복잡한 운송문제로 인해 잠시 팀북투 지역의 한 가족에게 맡겨 놓았다.
그러나 올랑드 대통령이 팀북투를 떠나자 곧바로 이 가족은 낙타를 죽여 ‘타진’(북아프리카의 고기 스튜요리) 요리를 해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족이 올랑드 대통령의 낙타를 잡아먹은 이유는 전해지지 않았다.
프랑스 국방장관이 최근 각료회의에서 낙타의 죽음을 알렸고 당황한 말리 관계자는 이를 듣자마자 곧바로 더 크고 잘생긴 낙타를 대신 선물했다.
익명을 요구한 말리 관계자는 “새로운 낙타를 파리로 보낼 것”이라며 “첫 번째 낙타에게 일어난 일이 몹시 부끄럽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지난 1월 말리 북부의 이슬람 반군 격퇴를 위해 군대를 파병했고 3개월여 만인 이번 주 철군을 시작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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