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테러 용의자 지인들 “평범한 청년이었다”

보스턴 테러 용의자 지인들 “평범한 청년이었다”

입력 2013-04-20 00:00
수정 2013-04-2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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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사건의 형제 용의자 가운데 조하르(19)가 19일(이하 현지시간) 경찰에 붙잡히고 형 타메를란(26)은 추격전 도중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인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러시아에서 온 이민자 출신이긴 하지만 10여년간 미국에 살았고, 평소 성격과 생활도 평범한 10∼20대 청년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스턴 테러 발생 이후 이들 형제를 목격한 지인들은 평소와 다른 점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테러 발생 다음날인 16일 오후 1시께 동생 조하르가 단골 차량 정비소인 질베르토 주니어(44)의 가게를 찾아왔다.

2주 전 뒤범퍼 수리를 맡긴 흰색 벤츠 왜건을 찾기 위해서였다.

브라질 출신인 주니어는 “조하르가 자기 여자친구 차라며 아직 수리가 덜된 차를 그냥 가져갔다”며 “조하르와 타메를란을 수년간 봐왔는데 그냥 보통 애들이었다. 평소 만나면 축구와 브라질 여자 얘기를 나누곤 했다”고 말했다.

조하르는 테러 이후 재학중인 매사추세츠대 다트머스 캠퍼스에도 평소처럼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확인됐다,

보스턴 지역인 보스턴글로브는 조하르가 대학 기숙사와 체육관을 드나든 흔적이 카드판독기에 남아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대학 재학생은 “17일 밤에 열린 한 파티에서 조하르가 교내 축구팀 친구들과 함께 있는 모습을 봤다”고 증언했다.

조하르의 학교 친구들은 그의 행동에서 테러와 연관지을만한 점이 없다고 입 모아 말했다.

이 대학 4학년 파멜라 롤런(22)은 “조하르가 무슬림으로 보이긴 해도 그다지 독실한 편은 아니었다. 러시아에 대해 말한 적도 없고 그냥 평범한 친구였는데 충격이다”라고 말했다.

크리스 버레타(22)도 “종종 같이 축구를 했다. (조하르가) 다른 친구들과 마리화나를 피운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그냥 조용한 성격의 보통 학생이었다”고 전했다.

조하르와 같은 중·고등학교를 나온 어거스틴 네디나(18)는 “조하르는 조용한 편이었고 레슬링 동아리에 속해있었다. 인기가 많지는 않았지만 친구들은 꽤 있었다”고 돌아봤다.

러시아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인 브콘탁테(Vkontakte)에 남은 조하르의 흔적에도 큰 특이점이 없었다.

테러 당일인 15일 이후에도 몇차례 브콘탁테에 접속했는데 가장 마지막 접속인 19일 오전에는 유머와 시리아 사태에 대한 내용의 포스팅을 남겼다.

이에 비해 사망한 형인 타메를란은 더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성격이었으며 프로 복싱 선수를 지망하는 등 학업과도 거리가 있었다고 지인들은 전했다.

타메를란은 또 최근 수년간 이슬람교에 심취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에서는 ‘알라는 하나다’라는 이름의 채널에 등록해 러시아인들의 이슬람교 귀의에 대한 댓글을 달았고, 두 달 전에는 구글플러스에 “이슬람교를 믿다가 빨리 나와버린다면 스스로를 배신하는 것”이라는 내용의 포스팅을 남겼다.

그가 동영상 웹사이트에 남긴 정치적인 내용의 포스팅은 체첸 자치정부 수장 람잔 카디로프에 대한 내용뿐이었으나, 게재했다가 삭제한 영상 중에는 주제가 ‘테러리스트’ 였던 항목도 포함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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