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테러’ 해결 1등공신 CCTV..사생활 침해 논란

’보스턴테러’ 해결 1등공신 CCTV..사생활 침해 논란

입력 2013-04-22 00:00
수정 2013-04-2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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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마라톤 테러의 용의자를 찾아내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은 CCTV였다.

미국 연방수사국은 18일(현지시간) 보스턴 테러 발생 사흘 만에 용의자로 보이는 2명을 포착한 감시카메라 영상을 입수하고 신원확보에 나섰다고 밝혔다.

FBI가 전한 용의자에 대한 설명은 구체적이었다. 사고 현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백화점 CCTV에 담긴 두 명의 용의자에 대해 영상 분석을 해본 결과 용의자 중 한명은 키가 183~188㎝인 건장한 백인 남성으로 검은색 재킷을 입었으며 폭탄을 담은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가방을 소지하고 있었다.

만일 CCTV가 없었다면 FBI가 그처럼 신속하게 용의자를 찾아내고 체포할 수 있었을까.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21일(현지시간) ‘보스턴 사건이 사생활 감시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다’는 기사에서 “미국인들이 ‘빅브라더’를 미워했으나 지금은 달라졌다”고 최근 미국의 여론을 전했다.

’빅브라더’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 나오는 독재자 이름.

이제는 보통 명사로 쓰이는 ‘빅브라더’는 긍정적 의미로는 선의의 목적으로 사회를 돌보는 보호적 감시를 뜻하지만 부정적 의미로는 사회를 통제하는 관리 권력, 혹은 그런 사회체계를 일컫는다.

한마디로 테러 감시를 명분으로 사생활을 통제하고 감시할 경우 미국민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런 논쟁은 2001년 9.11테러이후 미국 정부가 광범위한 국민감시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뜨거워진 이슈다.

FBI는 영장 없이도 국가안보증을 제시하면 개인의 이메일과 전화 통화, 쇼핑정보를 수집할 권한을 부여받았다. 외국인만 담당하던 국가안보국(NSA)에는 내국인 감청이 허용됐다.

국토안보법에 따른 국가안보증은 9ㆍ11 이후 연간 2만건 이상씩 발부됐다.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려면 신발까지 벗고 몸수색을 감수해야 하며, 대중들이 모이는 장소에는 물샐틈없는 감시 카메라가 돌아간다.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새로운 대륙, 미국에서 ‘프라이버시’는 이제 설 곳이 없는 땅이 됐다.

심지어 FBI가 조만간 도입을 검토하는 ‘안면인식기술’은 용의자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부작용도 엄청나다.

안면인식기술은 얼굴에서 눈과 눈 사이의 거리, 콧등의 길이, 입술 꼬리 각도 등 신체적 특징을 잡아낸다.

동영상 등에서 얼굴 정보만 추출해낼 수 있는데 1초에 3천600만개의 안면인식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가공할 기술까지 개발해놓았다고 한다.

한마디로 수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감지하면 곧바로 경보를 울리는 것이다.

하지만 바꿔말하면 길거리의 모든 사람이 FBI 등의 감시대상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인권단체들은 미국의 보수화 경향을 우려한다.

워싱턴대학 법대 닐 러처드 교수는 “길거리에 더 많은 카메라가 설치될 상황이지만 이를 반대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보스턴 테러 이후 미국인들은 더 많은 감시카메라 설치에 찬성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산하 테러방지ㆍ정보 소위원장인 피터 킹(공화ㆍ뉴욕) 의원은 감시카메라를 “위대한 법집행 방안이고 수단”이라며 “우리를 죽이려는 테러리스트들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준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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