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선제적 대응 성공…美, ‘무슬림 테러는 남의 일?’..대처 소홀
강력한 반(反)테러 정책을 수행하고 있는 미국에서 테러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자생적 테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데 소홀했다는 데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미국 영토 안에서 자생적으로 극단적 이슬람주의가 성장할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테러 전문가인 마이클 클라크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교수는 “미국인들은 이슬람 극단주의의 테러는 외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믿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영국 정부가 대처해 온 방식과 대조를 이룬다.
영국 정부는 지난 2005년 7·7 자살폭탄 테러 이후 자국 내 무슬림과 소통하며 이들이 영국 시민으로서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예방 정책’을 폈다.
그 결과 무슬림들은 영국 시민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사회에 적응할 수 있게 됐고, 지난 8년 동안 영국에서는 단 한 건의 테러 사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실제로 영국 정부는 현재까지 테러로 연결될 수 있는 500∼600건의 개별 사건에 선제적으로 개입해 문제를 해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양국 정책이 이처럼 차이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자국 내 무슬림 비율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내 무슬림은 전체 국민의 4.6%를 차지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0.8%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미국 정부가 자생적 테러 예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9·11 테러 이후 자생적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11월에는 텍사스주 포트 후드 미군 기지에서 버지니아 출신의 팔레스타인계 니달 말릭 하산 소령이 총기를 난사해 13명이 숨졌다.
2010년 5월에는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파키스탄 이주민이 폭발물을 실은 차량으로 테러 공격을 시도하다 폭발 전 적발됐다.
군사분석기관인 ‘IHS 제인’의 발렌티나 소리아는 “(보스턴 마라톤대회 폭탄 테러 용의자인) 차르나예프 형제가 해외단체와 연계됐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는다면 미국 정부가 자생적 테러 예방에 적절하게 대응했는지 논란이 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