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시리아 화학무기 조사 압박…미·러 입장차

유엔 시리아 화학무기 조사 압박…미·러 입장차

입력 2013-04-30 00:00
수정 2013-04-3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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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조사단 입국허용” 촉구…시리아 “불허”

유엔이 시리아 정부에 화학무기 사용 여부에 관한 조사 허용을 압박하는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가 이를 두고 분명한 입장 차이를 보이면서 갈등이 지속하고 있다.

30일 AP 통신을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미국에서 제기된 시리아 정부군의 반군에 대한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유엔 진상조사단의 조건없는 즉각적 입국 허용을 시리아 정부에 촉구했다.

반 총장은 또 화학무기 사용 의혹에 관해 신뢰할 수 있는 포괄적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시리아 내 모든 지역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미국에서 나온 정보의 중요성을 의식하며 “지금이 중요시기”라고 강조했다.

유엔은 이미 지난달 알레포에서 반군이 화학무기를 썼다며 조사를 의뢰한 시리아 정부, 이와는 별도로 다마스쿠스와 홈스에서 발생한 다른 2건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조사해 달라는 영국과 프랑스의 입장을 모두 고려해 진상조사단을 꾸렸다.

조사단은 언제든 24∼48시간 내 시리아에 들어가려고 키프로스에 대기 중이다.

그러나 유엔의 이런 압박에도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정부는 알레포 지역으로만 조사를 국한해야 한다며 조사단의 입국을 불허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의 이런 대립 속에 유엔의 ‘최대주주’ 미국과 아사드 정권의 외부 ‘버팀목’ 러시아가 정상 간 전화통화로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접점 찾기를 시도했다.

오바마와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 상황을 점검하며 향후 정상 또는 외교장관 간 긴밀한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으나 실질적으로 진전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다만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 의혹에 관한 미국의 우려가 러시아에 확실히 전달됐다.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유엔의 입장을 떠받치는 미국과 달리, 러시아는 오히려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구실로 아사드 정권을 퇴출하려는 국제사회의 흐름에 강한 경계감을 표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반기문 총장의 진상조사 촉구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과거 대량살상무기(WMD)를 찾는다는 명분을 내세워 이라크를 침공해 후세인을 제거한 기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어떠한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아사드 정권을 몰아내야 한다고믿는 (각국) 정부와 외부세력이 있지만, 대량살상무기 사용은 극히 위험한 일이다”라며 앞으로 있을지 모를 시리아에 대한 무력 군사개입에 우려를 나타냈다.

시리아 이슈를 두고 미국보다는 러시아에 기울어 있는 중국도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이 화학무기 사용을 비판하는 원론을 되풀이하면서도 어떠한 나라에 대해서도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프랑스의 로랑 파비우스 외무장관은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는지는 여전히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사용이 확증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며 다양한 옵션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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