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부정선거 논란 가중…선거 후 갈등 가능성
말레이시아 총선을 하루 앞둔 4일 여야 간 승패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운 초박빙 승부가 펼쳐지고 막판에 부정선거 논란이 가중되면서 선거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여론조사기관 메르데카 여론조사센터는 말레이반도 유권자 1천600명을 대상으로 4월28~5월2일 벌인 여론조사(오차범위 ±2.45%)에서 야3당 동맹 ‘국민연합’(PR)이 42%의 지지를 얻어 41%에 그친 집권연정 ‘국민전선’(BN)을 앞섰다고 밝혔다.
메르데카센터는 또 예상 의석 수는 PR가 89석, BN이 85석, 군소 정당이 2석으로 전망됐으며 46석은 승부를 점치기 어려운 접전 지역이라고 덧붙였다.
이 조사는 2008년 총선에서 BN이 전체 56석 중 54석을 차지한 전통적 여당 지역인 보르네오 섬이 제외돼 여당 지지율이 다소 낮게 반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판세가 초박빙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총선에서는 1957년 독립 후 56년간 장기 집권하며 경제발전과 사회안정을 이룬 BN과 부패척결 및 민주개혁을 기치로 내건 PR가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유례없는 접전이 전개돼 사상 첫 정권교체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PR가 선전해 과거보다 의석 수는 늘리겠지만 승리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BN의 재집권을 점치는 의견이 많지만 최근 막판 판세가 승패를 알 수 없는 상황으로 변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혼전이 계속되면서 지난 선거운동 기간 중 계속된 선거 폭력과 투표 후 결과를 둘러싸고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국제인권감시단체 프리덤하우스는 BN과 PR 양측이 관련된 방화, 폭탄 폭발, 위협 등 폭력 사건이 2천건을 넘었다며 양측 지도자들이 선거 공정성과 안정을 해치는 폭력행위를 즉각 중단토록 지지자들에게 요구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중복투표 방지를 위해 도입된 지워지지 않는 잉크가 쉽게 지워진다는 증언과 유령 투표자 의혹에 이어 야당 측이 총리실이 보르네오 섬 유권자 4만여명을 수도권 접전지역으로 실어날랐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부정선거 논란이 심화해 선거 후 갈등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공공정책대학원 키쇼어 마부바니 학장은 선거가 초박빙 접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음에도 결과가 BN이 크게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나면 이를 부정선거로 규정, 대규모 항의시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5일 시행되는 이번 총선에서는 유권자 1천330만여명이 국회의원 222명과 12개 주의회 의원 505명을 새로 뽑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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