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ㆍ매케인 “어제의 적, 오늘의 동지”>

<오바마ㆍ매케인 “어제의 적, 오늘의 동지”>

입력 2013-05-21 00:00
수정 2013-05-21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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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규제ㆍ이민개혁 등 협력…백악관서 잇단 회동

미국 공화당 중진인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은 지난 2008년 말 대통령선거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참패한 뒤부터 ‘오바마 저격수’로 통했다.

이른바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정책을 비롯해 외교ㆍ안보정책, 예산안, 지난해 리비아 벵가지 영사관 테러 사건에 이르기까지 오바마 대통령의 첫번째 임기 내내 비판 대열의 선봉에 섰다.

그러던 그가 최근에는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를 드나드는 일이 잦아졌고, 각종 현안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옹호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오바마의 동지’라는 새로운 별명까지 얻었다.

가장 절친한 동료인 린지 그레이엄(공화ㆍ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데니스 맥도너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당신이 그(매케인)를 납치했다”고 말할 정도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취임한 맥도너 실장의 조언에 따라 매케인 의원을 자주 백악관으로 불렀고, 이민개혁과 재정적자 해결 방안 등 각종 현안을 놓고 허심탄회하고 의견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케인 의원은 20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말 선거 이후 우리는 대화를 하고,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면서 “이민개혁, 관타나모 수용소 등의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나는 거기(백악관)에 매일 가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조언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화해 분위기를 반영하듯 매케인 의원은 대다수 공화당 상원의원과는 반대로 총기구입자의 신원조회 강화 법안에 찬성하고, 이민개혁 정책을 논의하는 초당적 의원 그룹에서 활동하고, 각료 지명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에게 이의를 제기하는 등 오바마 행정부의 ‘우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부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과 매케인 의원은 모든 사안에서 동의하지는 않는다”면서 “그러나 핵심 현안에 대해 공통분모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그러나 두 사람의 ‘데탕트’(화해ㆍ긴장완화) 분위기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벵가지 영사관 테러 사건 비판,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대사의 국무장관 지명 반대, 시리아 정책 비난 등 매케인 의원이 외교ㆍ안보 정책에서는 여전히 오바마 대통령과 다른 노선을 유지하고 있고,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언제든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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