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WSJ “한국, 신흥국 위기의 승자”

美 WSJ “한국, 신흥국 위기의 승자”

입력 2013-08-29 00:00
수정 2013-08-2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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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외채 관리 가능한 범위에서 유지

한국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전망으로 유발된 신흥국 위기 상황에서 아무런 탈 없이 잘 버티고 있는 승자로 분류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미국 달러화에 대한 신흥국들의 통화 가치가 폭락하는 상황에서도 일부 신흥국들은 위기에 잘 견디고 있다면서 이런 국가의 대표적인 사례로 아시아에서 한국을 꼽았다.

WSJ는 한국이 과거 신흥시장이 붕괴하는 장소였지만 이번 위기에는 상대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 전문가들도 아시아에서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 체질이 더 강해진 나라로 한국을 예로 드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두 번의 위기를 거치면서 한국은 금융시스템의 최대 약점이 단기 외채라는 점을 파악하고 이를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한국 정부는 이번 위기에도 투기성 단기 자금인 핫머니의 유입과 유출을 둔화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시행했고 효과를 얻었다.

지난 2분기 말 현재 한국의 외화보유액 대비 단기 외채 비율은 36.6%를 기록했다. 이는 80%에 가까웠던 2008년보다 대폭 하락한 수준이다.

HSBC의 외환 전문가인 왕 쥐는 “한국이 2008년 위기 이후 교훈을 얻었다”면서 “한국은 아시아에서 상환기간을 연장(re-leveraging) 하기보다 차입을 줄이는(de-leveraging) 유일한 국가”라고 말했다.

그는 2008년 1천900억 달러에 달했던 한국의 단기 외채가 1천200억 달러로 줄었다고 밝혔다. 현재 위기에 시달리는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단기 외채는 같은 기간에 거의 두 배로 늘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주 “한국은 다른 신흥국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WSJ는 한국 이외에 멕시코와 상당수 동유럽 국가들도 신흥국 위기에서 잘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위기 사태와 관련해 투자자들이 신흥국들에 대해 차별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과 멕시코 등은 위기에 잘 견디고 있지만 단기 외채 등 대외 채무가 많은 인도, 인도네시아 등은 자금 이탈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JP모건체이스의 중남미리서치 책임자인 루이스 오가네스는 “투자자들이 각국의 기초 경제 체력(펀더멘털)으로 승자와 패자를 선택하는 차별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기준으로 본다면 한국은 이번 위기에서 승자로 분류되고 있는 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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