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목사 연설 50주년 기념일에도 자녀들은 소송전

킹 목사 연설 50주년 기념일에도 자녀들은 소송전

입력 2013-09-01 00:00
수정 2013-09-0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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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목사 유품 등 부실관리 지적하며 ‘진흙탕 싸움’

미국 흑인 인권운동의 상징인 고(故)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자녀들이 부친의 연설과 유물 등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두고 새로운 소송전에 돌입했다.

이 소송은 하필 킹 목사의 역사적 연설인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의 50주년 기념일에 벌어져 평등과 정의를 외친 고인의 명성에 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킹 목사의 지적재산권 관리 법인인 ‘킹스 에스테이트’는 애틀랜타의 마틴 루서 킹 기념사업회(킹센터)가 고인의 유품을 무단 사용하고 있다면서 킹센터를 지난 28일 고소했다고 미국의 법률전문 매체 코트하우스 뉴스(CN)가 31일 보도했다.

킹스 에스테이트는 킹 목사의 아들인 마틴 루서 킹 3세와 덱스터가 운영한다. 하지만 킹센터는 킹 목사의 생가와 묘지 근처에 있는 유명 기념관으로 막내딸 버니스가 대표로 있다.

킹스 에스테이트는 소장에서 킹센터에 대가 없이 지적재산권 사용 허가를 줬지만 킹 목사의 유품과 이름·사진 등을 부실하게 관리했다고 주장했다.

킹스 에스테이트는 킹센터 측에 사용 허가를 유지하려면 대표 버니스를 직위해제하고 킹 목사의 조카딸로 이사인 알베이다 등은 퇴임시킬 것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

킹스 에스테이트는 킹센터와 이 문제를 의논했지만 가족 관계가 나빠진 탓에 투명한 논의와 원활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버니스는 ‘지적재산권 위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변호사를 통해 밝혔다.

킹스 에스테이트는 유품과 저서, 연설 전문, 상표 외에 킹 목사의 유골과 관에도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킹 목사의 유족들은 아버지의 유산을 둘러싸고 지속적으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으며 지난해에도 킹센터 운영 등을 둘러싸고 소송전을 치렀다.

덩달아 유족들이 고인과 관련된 지적재산권을 거머쥐고 사익을 챙긴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예컨대 1963년 8월 28일 워싱턴 링컨기념관 앞에서 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연설도 저작권 때문에 웹사이트와 유튜브 등에서는 일부만 읽거나 들을 수 있다. 연설 전문을 접하려면 20 달러(2만2천원) 짜리 DVD를 사야 한다.

생전 킹 목사는 자신의 연설이 영리목적이 아닌 민권 운동을 위해서만 쓰이도록 저작권 등록을 했지만 1968년 고인 암살 이후에도 유족이 소유권을 까다롭게 행사해 킹 목사의 업적이 대중에 제대로 알려지지 못하는 문제까지 빚어진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 각계에서는 킹 목사의 사회적 위상이 큰 만큼 그의 연설과 저술 등이 무료로 자유롭게 공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은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연설 기념 50주년인 28일 CNN과 MSNBC 등 대형 방송사에 연설 전문을 방영하도록 허가했지만 이조차도 적잖은 사용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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