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지도자 일제히 애도…”차별불가 원칙 인류에 깨우쳐줘”
주요국 정상들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5일(현지시간)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타계하자 최고 경의로 애도했다.국제 문화·체육계에서도 평등과 정의를 위해 평생을 바친 고인을 ‘위대한 휴머니스트’로 기리는 메시지가 이어졌다.
추모소 설치된 주한 남아공 대사관
지갑종 유엔한국참전국협회장이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 남아프리카공화국대사관에 마련된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추모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갑종 유엔한국참전국협회장이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 남아프리카공화국대사관에 마련된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추모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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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바마 “만델라 없는 내 인생 상상 못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지구 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용기 있으며 매우 선한 인물 한 명을 잃었다”며 “그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만델라는 인간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 이상의 성취를 이뤄냈다”면서 “만델라라는 사표(師表)가 없었던 내 인생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고 내가 살아있는 한 그로부터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우겠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 시대의 위대한 빛이 졌다”고 추도했다. 고인과의 만남은 인생의 큰 영광 중 하나였다는 그는 “만델라 전 대통령은 우리 시대의 비범한 인물이자 신화였고 세계의 진정한 영웅이었다”라며 “은혜의 현신인 고인을 모두가 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만델라 전 대통령은 정의로운 거인이었고 우리에게 감화를 주는 소박한 사람이었다”면서 “인류의 존엄과 평등, 자유를 위한 그의 투쟁은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강조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만델라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만델라 전 대통령에 대해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정책) 철폐 투쟁 운동으로 남아공과 전 세계 역사를 만든 우상이었다”고 평가했다. 프랑스는 이날 고인을 기리고자 전국에서 조기를 게양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만델라가 보여준 화해의 메시지가 결국 새롭고 더 나은 남아공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 아시아·남미서도 애도 물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타계한 만델라 전 대통령에 대해 “국가건설에서 국민화합을 중심에 두고 큰 성과를 거둔 위대한 지도자”라고 평가하고 “진심으로 명복을 빌고 싶다”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조문 성명에서 “중국 인민은 만델라 전 대통령이 인류 발전에 기여한 큰 공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는 “태어난 환경과 피부색 때문에 처벌을 받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을 일깨워줬다”고 고인을 기억했다.
인도네시아 마르티 나탈레가와 외교장관은 “원칙과 명예의 상징이던 만델라의 별세를 깊이 애도한다”고 발표했다. 고인은 생전 인도네시아의 전통 옷감인 바틱을 좋아해 국제회의 때 자주 바틱 의상을 입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이 위대한 지도자의 선례가 세계 각지에서 사회 정의와 평화를 위해 싸우는 이들에게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자전 영화 英 시사회장 ‘울음바다’
티베트의 영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는 만델라 전 대통령의 유족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친애하는 친구이자 용기, 원칙, 정직함의 상징이던 그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썼다.
세계적 자선 운동가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만델라 전 대통령을 만날 때마다 많은 영감을 받았고 그의 용기는 세상을 바꾸었다”면서 “오늘은 슬픈 날”이라고 남아공 민주화 지도자의 죽음을 애도했다.
골프 선수 타이거 우즈는 “1998년 부친과 함께 만델라의 저택에 초대받아 그를 만난 적이 있다. 내 생애 전체에 영감을 준 순간이었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성명에서 “만델라는 우리 시대에 아마도 가장 위대했던 휴머니스트 중 한명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폐막식은 만델라 전 대통령이 생전 마지막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보인 행사였다.
할리우드에서도 만델라 전 대통령에 대한 헌사가 나왔다. 최근 영화계에서는 만델라 전 대통령의 동명 자서전을 토대로 제작된 영화 ‘자유를 향한 머나먼 여정’(Long Walk to Freedom)이 개봉됐다.
영국 왕실의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 빈은 이 영화의 런던 시사회에 참석하던 중 만델라 전 대통령의 별세 소식을 접했다.
영화에서 만델라 역을 맡은 배우 이드리 엘바와 관객들은 울음을 터뜨렸고 고인을 위해 2분 동안 묵념했다. 윌리엄 왕세손은 “정말로 슬픈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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