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비판서 펴내려던 홍콩 출판업자 中서 체포”

“시진핑 비판서 펴내려던 홍콩 출판업자 中서 체포”

입력 2014-01-21 00:00
수정 2014-01-2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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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책을 펴내려던 홍콩의 한 출판사 편집장이 중국에서 체포돼 3개월째 구금 중이라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1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홍콩의 ‘모닝 벨 프레스’의 편집장인 야오원톈(73)은 지난해 10월27일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천<土+川>)에서 사복 공안요원들에게 끌려간 이후 11월 초 공식 체포됐다.

중국 경찰은 아직 야오원톈의 혐의를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밀수 등의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야오원톈은 체포 당시 미국에 망명한 반체제 작가 위제(余杰)와 ‘중국인의 대부 시진핑’이란 제목으로 시 주석 관련 책을 출간하는 문제를 협의했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체포가 이 책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위제는 앞서 2010년 ‘중국 최고의 연기자: 원자바오’라는 제목으로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책을 펴냈던 반체제 작가다. 이 책은 중국에서 금서로 지정됐으며 위제는 2012년 초 가족과 미국으로 사실상 망명했다.

위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시진핑 관련 책의 초고를 완성했으며 책을 4월에 출간할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편집 작업을 끝내고 이제 막 출간하려는 시점에 야오원톈이 갑자기 사라졌다”면서 시 주석 관련 책의 출간 작업 때문에 그가 체포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위제는 이전에도 야오원톈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면서 “공산당이 나를 위협하고 그(야오원톈)를 힘들게 했지만 우리는 계속 출판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오원톈과 업무상 관계가 있는 한 인사 또한 “야오원톈이 이전에도 선전에 자주 갔지만 이런 일을 겪은 적이 없다”면서 이번 일이 ‘정치적 박해’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콩은 중국 영토지만 중국 본토와는 달리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비판서 출간이 자유롭다. 이 때문에 홍콩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들은 중국에서 금서로 지정된 정치 지도자 관련 책들을 홍콩에서 구입해 중국으로 들여가기도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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