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3ㆍ1절 경고’에도 일본은 ‘요지부동’

朴대통령 ‘3ㆍ1절 경고’에도 일본은 ‘요지부동’

입력 2014-03-02 00:00
수정 2014-03-0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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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자 “법적책임 인정못해”…보수신문들 사설통해 고노담화 수정촉구

박근혜 대통령이 3·1절 기념사를 통해 일본 아베 정권의 고노(河野)담화 검증 행보에 경고를 보냈지만 일본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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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3·1절 기념사
박근혜 대통령 3·1절 기념사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95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일 아베 정권이 ‘군 위안부 문제에서 양보할 생각은 없다’는 자세를 바꾸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닛케이의 취재에 응한 일본 정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일본) 비판의 전체적인 톤은 (작년에 비해) 떨어졌지만 ‘ 위안부 중시’가 명확하다”고 평가했고, 일본 외무성 간부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법적 책임 부분은 일체 양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의해 완전히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아베 정권 안에서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고노담화의 수정까지 가시권에 둔 고노담화 검증 행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자민당의 2인자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간사장은 1일 고노담화 수정에 대해 “일본의 국익을 확보하는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폈다.

또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의 일부 실무자들은 미국이 한일관계 개선을 강하게 촉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노담화 검증이 가져올 한일관계 악화, 미국과의 마찰 가능성 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자민당 및 외무성 일각의 ‘신중론’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등 정권의 핵심부가 작심하고 추진중인 고모담화 검증에 제동을 걸 수 있으리라고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결국 주사위가 던져진 고노담화 검증이 어디까지 갈지, 어떤 파장을 낳을지는 아베 총리와 그 주변인물도 쉽게 예상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고노담화 검증에 대해 일본 진보성향 언론들의 비판 목소리는 미미한 상황에서 요미우리와 산케이 등 우익 성향 언론들은 때를 만난 듯 아베 정권의 행보를 지지하며 담화 수정을 촉구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어디까지 계속될 것인가, 박 대통령의 반일’이라는 제목의 2일자 사설에서 일본이 1990년대 중반 아시아여성기금을 통해 군 위안부 피해자 구제를 시도했던 사실을 소개하며 “일본에만 책임을 강요하는 박 대통령의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사설은 “미국 등에서 한인들이 고노담화를 바탕으로 과거 일본군이 소녀들을 강제연행했다고 선전하고, 일본의 명예를 손상하는 것은 간과할 수 없다”며 고노담화 수정을 촉구했다.

같은 날 산케이신문은 ‘고노담화 검증, 철저히 해명해 조기에 수정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고노담화를 발표한) 고노씨(고노 요헤이 전 관방장관)로부터의 증언 청취를 비롯해 조사를 철저히 해서 ‘허구의 담화’ 수정을 서두르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한편, 닛케이는 2일 한국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책으로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인정, 아베 총리의 사죄, 정부 예산을 사용한 피해자 지원 등과 함께 고노담화 등에 명시된 역대 정권의 역사인식에 대한 명확한 계승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지난달 28일 정부 안에 검증팀을 설치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증언의 진실성, 한일간 담화 문안 조정 여부 등을 중심으로 고노담화 작성 과정을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고노담화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조사 결과에 따라 1993년 8월4일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당시 관방장관이 발표한 담화로, 군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한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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