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간 불신 매우 심각”…6자회담 조속히 재개해야일본 겨냥 “역사·영토문제에서는 타협 여지 없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8일 “한반도의 비핵화만이 한반도의 진정하고 항구적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밝혔다.왕 부장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간인 이날 베이징(北京) 미디어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 한반도 정세와 6자회담 재개 전망 등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왕 부장은 “한반도 문제에서 우리에게는 레드라인이 있다”면서 “그것은 절대로 동란이나 전쟁이 발생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는 것으로 이는 남북 및 이 지역 각국의 공통이익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한반도문제 해결 과정을 ‘언덕을 오르고 구덩이를 지나 정도를 걸어가는 것’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먼저 비핵화라는 언덕을 올라야 한다. 비핵화를 실현할 때에만 한반도는 진정하고 항구적 평화를 이룰 수 있다”며 “언덕이 얼마나 길고 얼마나 가파르냐에 상관없이 우리는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끈기있게 끝까지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상호신뢰 부족이라는 구덩이가 있다”며 특히 북미간 불신이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북미간 불신이 한반도 정세의 지속적인 긴장과 6자회담이 수차례 중단된 원인이기 때문에 각 당사국이 절제를 유지하고 선의를 보여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도를 걸어가는 것’과 관련해서는 “대항과 적대시는 긴장만을 가져 오고 전쟁은 재난만을 가져올 뿐이므로 평등한 대화, 협상과 담판만이 정도”라며 6자 회담은 현재 관련 당사국이 수용한 유일한 대화기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은) 의장국으로서 조속한 6자회담의 재개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왕 부장은 중일관계와 관련, “최근 일본 지도자는 1972년 중일 국교 정상화의 정신을 위반하고 중일관계의 기초를 훼손했다”고 비판하고 “역사·영토문제에서는 어떠한 타협의 여지도 없다”고 못박았다.
현재 중일관계를 세계 1차대전 전의 영독관계에 비교하는 시각에는 “2014년은 1914년도 1894년도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1차대전 이전의 독일을 거론하기보다 2차대전 이후의 독일을 모범으로 삼아야 한다”며 일본 지도자들이 인류 양심을 존중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일본의 과거사 부정 움직임을 겨냥, “절대로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는 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중국인민의 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왕 부장은 우크라이나의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우선 유감을 표명한 뒤 “이 배경의 복잡한 역사적 경위와 우크라이나 인민들의 근본적인 이익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시급한 일은 냉정과 절제를 유지함으로써 정세의 긴장 고조를 막아야 하는 것”이라며 대화·협상을 통한 정치적 해결을 강조했다.
왕 부장은 “중미 관계는 매우 중요하고 복잡하며 수교 35년간 지난 세월의 교훈은 바로 상호존중”이라면서 “양국이 주권, 사회제도, 발전, 핵심이익, 중대관심사를 존중한다면 진정으로 윈윈하는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아태지역에서의 긍정적 역할을 ‘신형대국관계’의 실험대로 삼자고 말했다.
왕 부장은 중국은 대국으로서의 책임을 더욱 주도적으로 질 것이라면서도 영토주권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 것이 아니면 한치도 넘보지 않겠지만 우리 것이라면 한 뼘의 땅이라고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며 단호한 영토수호 의지도 피력했다.
왕 부장은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달 하순 유럽과 올해 안에 남미국가들을 방문할 것이라는 계획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올해 아프리카를 방문할 것이라는 계획도 공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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