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그만 훑어봐!”…레드카펫 여배우들의 반란

“내 몸 그만 훑어봐!”…레드카펫 여배우들의 반란

입력 2015-02-08 11:02
수정 2016-09-2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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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드레스 훑어내리는 카메라에 항변, 장신구 촬영 거부까지

“남자들의 몸도 그렇게 아래에서 위로 쭉 훑어봐요?”

지난해 1월 미국영화배우조합(SAG) 시상식장에서 우아한 분홍색 원피스 드레스를 입고 ‘레드 카펫’에 등장한 유명 여배우 케이트 블란쳇은 자신의 아름다운 자태를 카메라와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대신 난데없이 카메라를 응시하며 “남자들한테도 그래요?”(Do you do that to the guys?)라고 쏘아붙였다.

레드 카펫에 오른 자신을 향해 카메라가 천천히 아래에서 위로 훑어 올라가자 왜 유독 여배우들의 몸만 훑어 내리느냐고 항변한 것이다.

당시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카메라를 향해 블란쳇이 쭈그린 상태에서 행한 ‘돌발발언’은 레드 카펫에 오른 배우들에 대한 극심한 성차별을 꼬집은 것이어서 화제를 모았다.

레드 카펫을 취재하는 카메라가 남자배우들에게 하는 것과는 달리 유독 여배우의 차림새는 물론 ‘몸’에 관심을 갖는 성차별적 관행을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명 영화배우들이 등장하는 레드 카펫에서는 사회자가 유독 여배우들에게만 으레 “오늘 입은 드레스는 누가 만든 거예요?”라는 질문을 던진다. 동시에 카메라는 여배우의 몸을 아래위로 훑는 장면이 허다하다.

이에 따라 여배우를 향한 차기작품, 작품소회 등 정작 필요한 질문은 찾아보기 힘들다.

미국의 일간 뉴욕타임스는 6일(현지시간) ‘레드 카펫에서 여배우들의 반란이 일고 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유독 여배우들의 몸와 차림새에만 ‘관음적’ 관심을 갖는 레드 카펫 관행에 여배우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란쳇에 이어 올해 1월 있었던 미국영화배우조합 시상식장에서도 여배우들의 반란이 속출했다.

줄리안 무어, 리즈 위더스푼, 제니퍼 애니스톤 등 내로라하는 여배우들이 매니큐어와 보석을 근접 촬영하는 ‘매니캠’(손가락 등을 확대해 보여주는 카메라) 상자에 손을 넣는 것을 거부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1월 골든글로브 시상식장에서는 세계적인 연기파 여배우, 엠마 톰슨이 고가의 명품 하이힐을 내던져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시 톰슨은 시상식장으로 향하면서 레드 카펫 위에서 하이힐을 벗은 채 총총걸음으로 맨발로 뛰었다. 그는 마티니 한 잔과 높은 굽의 명품 하이힐을 ‘손에 들고’ 나와 “손뼉 그만 쳐요.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 빨간색은 바로 내 피”라며 하이힐을 던져버려 화제를 모았다. 하이힐이 여성의 건강에 좋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gija00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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