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둘 결국 숨져…헝가리, 전국적으로 애도의 날 선포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로나에서 일어난 헝가리 스키 수학여행 버스 사고에서 체육교사가 학생 여러 명을 버스 밖으로 끌어내 목숨을 구했지만 자신의 자녀들은 미처 구하지 못했다고 BBC 등이 23일 전했다.버스에는 프랑스에서 스키 수업을 하고 이탈리아를 거쳐 헝가리로 가던 부다페스트의 시네이 메르세 팔 고등학교 학생 44명과 인솔 교사, 학부모, 운전자 등 모두 54명이 타고 있었다.
버스는 늦은 밤 베로나 인근 고속도로에서 철제 방호벽을 들이받고 곧바로 화염에 휩싸였다.
이 학교 체육교사인 죄르지 비그는 불타는 버스에서 많은 학생을 밖으로 꺼내 목숨을 구했지만 그의 아들(30)과 딸(18)은 이 사고로 숨졌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헝가리 총영사관은 비그의 부인도 버스에 타고 있었지만 딸이 숨지는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아들은 뒤늦게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아들은 헝가리에서 아이스하키팀의 골키퍼로 뛰었다.
학생들의 목숨을 구한 비그 교사는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헝가리 당국은 “버스가 왜 길 밖으로 벗어났는지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며 심하게 다친 부상자와 사망자의 신원 확인에 며칠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고로 숨진 16명 중 11명이 학생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헝가리는 23일을 사고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날로 선포하고 관공서에 조기를 게양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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