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어려움 있으면 보안팀·이민팀에 연락하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슬림 7개국 국민의 입국을 일시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가운데 구글이 행정명령에 영향받을 수 있는 자사 직원의 즉시 귀국을 명령했다.구글의 최고경영자 순다르 피차이는 27일(현지시간) 직원에게 보낸 메모에서 100명 이상의 직원이 행정명령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현재 외국에 있는 직원은 즉시 귀국하라고 지시했다고 블룸버그가 29일 보도했다.
피차이는 “이 행정명령 때문에 우리 직원이 피해를 보는 것은 고통스럽다”며 “우리는 이민 이슈와 관련해 항상 우리의 관점을 견지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앞으로도 이민 규제를 강화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미국 정부에 개진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구글을 포함한 미국의 정보통신(IT)기업들은 이민자를 직원으로 많이 채용하고 있으며, 이민 규제 강화는 기업활동의 손해로 이어진다며 반대 입장을 펼쳤다.
구글은 피차이 최고경영자의 메모와 별개로 외국에 있는 직원에게 귀국에 어려움이 있으면 회사의 보안팀이나 이민팀의 지원을 받으라고 조언했다.
아마존닷컴도 행정명령에 영향받을 수 있는 직원과 가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고 CNBC가 이날 보도했다.
구글과 달리 아마존닷컴은 7개국 출신 직원에게 미국에 있든, 아니면 외국에 있든 현재의 위치에서 머물도록 충고했다.
인적자원담당 부회장인 베스 갤러티는 “처음부터 아마존닷컴은 평등과 관용, 다양성에 전념해 왔다. 우리는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같은 입장은 트럼프 행정부와 IT기업간의 갈등이 심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이민 전문 법률회사들도 고객에게 외국 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등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베나치 콜로피 법률회사의 한 파트너는 “그린카드(영주권)나 H-1B(전문직 취업) 비자를 가진 7개국 출신 고객에게는 미국 바깥으로 여행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이라크, 시리아, 예멘, 리비아, 수단, 소말리아 등 무슬림 7개국 국민의 입국을 90일 동안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27일 서명했다.
이후 미국의 주요 공항에서는 반대 시위가 벌어졌으며, 외국에서도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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