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정상회담 후 회견…트럼프 ‘나토 지지·안보무임승차론·공정무역’ 동시제기
메르켈, 분담금 2% 공헌노력 약속하며 ‘EU·美 윈윈 무역협정’ 협상 제안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첫 정상회담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1월 20일 취임 후 처음 만난 두 정상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집단안보체제의 향방과 무역협정, 이민 문제, 우크라이나 사태 등 양국 간 주요 현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메르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오랜 파트너였지만, 트럼프 대통령과는 난민 문제와 독일의 국방비 증액 등 민감한 현안을 놓고 그의 취임 전부터 사사건건 갈등을 빚어왔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나토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명하며 갈등설을 불식시키려 했지만, ‘나토 안보무임승차론’에 근거한 회원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공정무역 역시 강하게 요구하는 등 기존의 강경 입장도 양보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서 “나는 나토에 대한 강력한 지지뿐만 아니라 우리의 나토 동맹이 방위비의 공정한 몫을 낼 필요가 점을 거듭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국가가 과거 많은 액수를 빚졌으며 이는 미국에 매우 불공정하다”며 “이들 국가는 그들의 몫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메르켈 총리는 독일은 국내총생산(GDP)의 2%를 방위비로 지출하도록 하는 나토의 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독일은 지난해 1.19%를 부담하는 데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 부담을 늘려 GDP의 적어도 2%를 공헌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독일 정부의 약속에 감사한다”며 메르켈 총리의 약속을 평가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에 호혜적이고 공정한 무역이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나는 고립 정책을 믿지 않는다”며 “무역 정책은 공정한 정책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 미국은 수년간 많은 나라에 의해 매우 매우 불공정하게 대접받았다. 이제 그것은 멈춰야 한다. 나는 고립주의자가 아니다. 나는 자유무역주의자다. 또한 공정무역주의자”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메르켈 총리는 ‘윈윈’의 다자 무역협정을 옹호하면서 유럽연합(EU)과 미국이 무역협정 협상을 재개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반(反) 이민’ 정책이 인종차별적이라는 논란과 관련, “이민은 권리 아닌 특권이며 국민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우크라이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에서 메르켈 총리의 조언과 공조에 감사한다”며 “이상적이고 평화적인 해결책을 우리가 찾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회담에 대해 “우리가 의견이 다른 영역들의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대화를 했다”며 “양측 모두를 위해 좋은 절충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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