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日자위대원이 망향동산 ‘강제징용사죄비→위령비’ 무단교체”

“前 日자위대원이 망향동산 ‘강제징용사죄비→위령비’ 무단교체”

입력 2017-05-12 13:35
수정 2017-05-1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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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국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 설치된 일제 강제징용 사죄비를 위령비로 무단교체한 사람은 일본 자위대의 전직 자위관(자위대원)이라고 일본 산케이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산케이는 이날 교체 작업을 의뢰한 남성을 인터뷰한 책 ‘아버지의 사죄비를 철거합니다’(다음달 2일 산케이신문출판 발간 예정)의 내용을 소개하며 이같이 전했다.
일본인이 강제징용 ‘사죄비’를 ‘위령비’로 바꿔…경찰 수사
일본인이 강제징용 ‘사죄비’를 ‘위령비’로 바꿔…경찰 수사 충남 천안의 국립망향의 동산에 세워진 강제징용 사죄비 표지석 상판을 일본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위령비’로 바꿔 놓은 것으로 확인돼 13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사죄비 원래 모습(사진 위)과 위령비로 바꾼 후의 모습. 2017.4.13 연합뉴스
망향의 동산의 일제 강제징용 사죄비는 위안부 강제 연행 사실을 알린 요시다 세이지(吉田淸治·2000년 사망)가 세운 것이다.

사죄비에는 ‘귀하들께서는 일본의 침략 전쟁 시 징용과 강제연행으로 강제노동의 굴욕과 고난에 가족과 고향 땅을 그리워하다가 귀중한 목숨을 빼앗겼습니다. 나는 징용과 강제연행을 실행 지휘한 일본인의 한사람으로서 비인도적 그 행위와 정신을 깊이 반성하여 이곳에 사죄하는 바입니다. 늙은 이 몸이 숨진 다음도 귀하들의 영혼 앞에서 두 손 모아 용서를 바랄 뿐입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를 지난달 11일 요시다 세이지의 장남이 전직 자위관 남성에게 의뢰해 비석 상판을 ‘위령비 일본국 후쿠오카현 요시아 유우토(요시다 세이지의 본명)’이라는 내용을 담은 위령비로 무단교체했다. 무단교체 사실은 연합뉴스 등의 보도를 통해 알려지며 파장이 일었다.

산케이에 따르면 독립언론인 오타카 미키(大高未貫)가 쓴 ‘아버지의 사죄비를 철거합니다’에서 요시다 세이지의 장남은 “전직 자위관 남성에 의뢰해 사죄비를 철거하려고 했지만, 콘크리트에 묻혀 있어 그렇게 하지 못했고, 비석 위에 위령비라고 쓰인 다른 비석을 붙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케이는 이 전직 자위관 남성의 신원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이달 초까지 그에게 한국 경찰로부터 3차례 전화가 왔다고 전했다.

요시다 세이지는 생전 저서 ‘나의 전쟁 범죄 조선인 강제연행’에서 “전쟁 중 위안부로 삼기 위해 제주도에서 많은 여성을 무리하게 연행했다”고 증언했다.

이 증언은 1980∼1990년대 아사히신문을 통해 기사화돼 화제를 모았지만, 아사히는 2014년 발언의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관련 기사를 취소했고, 이후에도 우익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

장남은 “아버지가 계속 발언한 허위에 의해 한일 간 국민이 불필요한 대립을 하고 있어 더는 견딜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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