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입국 거부되는 태국인 연간 2만명…현지서 불만 ‘분출’

한국서 입국 거부되는 태국인 연간 2만명…현지서 불만 ‘분출’

입력 2017-05-19 11:05
수정 2017-05-1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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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적 ‘불법체류’가 부른 입국심사 강화가 원인…동남아 관광객 유치엔 걸림돌

관광 목적으로 한국에 갔다가 입국심사대를 통과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리는 태국인 수가 연간 2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태국인들의 고질적인 한국 내 불법체류 때문이라는 사실을 태국 정부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사드 보복’으로 발길이 뜸해진 유커(중국인 관광객)를 대신할 동남아 관광객 유치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콕포스트와 더 네이션 등 태국 언론은 19일 한국에서 입국을 거부당한 태국인이 연간 2만 명에 달한다는 태국 외무부의 발표 내용을 일제히 주요 뉴스로 보도하면서 한국 출입국관리 당국의 까다로운 심사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부사디 산띠피탁스 태국 외무부 대변인은 “최근 페이스북 등에서 돌고 있는 한 여성의 한국 입국 거부 사례를 검토했다”며 “연간 대략 2만명의 태국인이 (한국에서) 입국을 거부당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부사디 대변인은 “한국에서 불법 체류하는 태국인이 늘어나는 것이 한국 당국의 태국인 입국 거부의 주요 원인”이라며 “지난 3월 말 현재 한국에 체류하는 10만1천명의 태국인 중 절반이 넘는 5만7천490명이 불법체류자”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어 “입국 거부는 주로 서류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에 생긴다. 따라서 공기 왕복 탑승권과 여행 일정표, 호텔 예약 및 여비 확인 서류 등을 준비하라”며 “여행객은 방문 국가의 이민 규정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태국 외무부는 또 한국을 비롯해 동아시아 국가 여행을 원하는 국민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다.

한국과 태국 간에는 비자면제협정이 체결되어 있다. 따라서 한국 방문을 원하는 태국인은 90일까지 무비자로 체류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 관광 등 목적으로 무비자 입국한 뒤 마사지 업소 등에 취업해 불법체류하는 태국인이 늘면서, 한국 출입국관리 당국의 태국인 대상 입국심사가 까다로워진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한국 당국의 입국 거부에 강력하게 불만을 제기하면서 다시는 한국에 가지 않겠다거나, 입국을 거부당하고 강제 출국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불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현지 유명 연예인 등이 한국에서 부당하게 입국을 거부당했다는 글을 SNS에 게재해 이슈가 된 적도 있다.

한국 당국의 대응은 불법체류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처지만, 현지 관광업계에서는 관광객 유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사드 보복으로 중국 여행객의 한국 방문이 급감한 상황에서 동남아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이 펼쳐지고 있지만, 한국 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한 사람들의 불만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한국 방문을 두려워하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입국을 거부당한 태국인은 일반적으로 한국에 대한 호감을 적대감으로 바꾸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불법체류를 막기 위해 까다로운 입국 심사 기준을 적용할 필요는 있지만, 이 과정에서 언어의 장벽이나 문화 차이 때문에 생기는 오해로 한국에 대해 불쾌감을 갖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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