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등 주요 질병퇴치에 드는 비용보다 많아
세계보건기구(WHO)가 출장경비로 연간 약 2억달러(약 2천235억원)를 지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AP통신이 내부 문건을 입수해 보도했다.이는 WHO가 매년 에이즈나 폐결핵, 말라리아 등을 퇴치하는데 들이는 비용을 넘어선다.
WHO는 지난해 에이즈와 간염 퇴치에 약 7천100만달러(약 793억원)를, 말라리아 예방과 폐결핵 완화에 각각 6천100만달러(약 681억원), 5천900만달러(약 659억원) 상당을 썼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WHO는 각종 규정을 도입해 출장 비용을 줄이려 애를 쓰고 있지만, 일부 직원들이 규정을 어겨가며 출장 때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나 5성급 호텔 등을 이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거릿 챈 WHO 사무총장만 해도 최근 서부 아프리카 기니로 출장을 떠나 수도 코나크리서 가장 규모가 큰 호텔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 묵었다.
이 방은 하룻밤 숙박비가 900유로(약 112만원)에 이른다.
WHO는 챈 사무총장의 출장 숙박비용이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212유로(약 26만원)이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이번 숙박비용을 누가 치렀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으며 종종 초청국에서 비용을 댄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서부 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발생했을 당시 WHO의 출장비가 2억3천400만달러(약 2천617억원)로 치솟는 등 업무 특성상 현장 지출 비용이 클 수밖에 없지만, 예산을 조정해 서부 아프리카에 더 많은 기금을 지원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더구나 WHO는 194개 회원국의 세금을 기반으로 한 자원으로 운영되는 만큼, 예산과 관련해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WHO는 이날 AP의 보도에 성명을 통해 “WHO 업무 속성상 직원들이 종종 출장을 가야 하며 지난해 이 같은 비용은 전년 대비 14%가량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2015년의 경우 2014년 서부 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발생하는 바람에 출장비가 예외적으로 많이 나왔다”고 항변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