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잭슨홀서 통화정책 언급 없자 금리동결 가능성 고개 들어 선물시장 “12월 인상 가능성 37%”…달러가치도 15개월만에 최저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이례적으로 침묵을 지키면서 미국 기준금리의 연내 추가인상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짙어지고 있다.

선물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추가인상 가능성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도 신중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27일 외신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옐런 의장의 잭슨홀 연설 이후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37%로 반영했다.

이는 옐런의 연설이 있기 직전 집계됐던 44%보다 뚝 떨어진 수치다.

블룸버그 집계에서는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미국의 12월 금리 인상 확률이 42.1%로 나타났다.

당장 다음달 FOMC에서 인상될 가능성은 고작 12.0%에 불과했고 11월 인상 가능성도 17.5% 선이었다.

외환시장에서도 달러가치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25일 6개 주요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환산한 달러지수(DXY)는 전날보다 0.8% 떨어진 92.52로 마감했다.

달러지수는 장중 한때 92.42까지 내리면서 지난해 5월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통상 달러가치는 미국 기준금리가 오르면 강세를 띤다.

연준은 2015년 12월 약 9년 만에 첫 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후 올해 6월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다.

특히 올해는 점도표(dot plot)에서 FOMC 위원 6명이 예상 금리를 1.25∼1.5%로 제시하며 연 3회 인상이 예상됐다.

연준은 이미 올 3월과 6월에 금리를 올렸고 이 같은 추세면 연내 3회 인상 달성도 무리가 아니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연준이 연말까지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달 FOMC 회의록에서 금리 인상 시기를 둘러싸고 이견이 드러났다. 일부 위원들은 물가상승률이 목표를 밑돌고 있다는 이유로 성급한 금리 추가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여기에 옐런 의장이 시장 예상을 깨고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에서 자산 축소 일정이나 연내 금리 인상을 놓고 원론적인 의견조차 밝히지 않으면서 기름을 부었다.

10여 페이지 분량의 연설문에서 통화정책의 향방은 물론 물가상승률, 금리, 자산매입 등은 단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다.

시장은 이 같은 침묵에 대해 금리 동결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근 몇몇 FOMC 위원들의 발언도 금리 동결 관측에 힘을 싣는다.

로버트 캐플런 댈러스 연은 총재는 “연준이 자산축소는 조만간 해야 한다”면서도 “긴축에는 참을성 있게 굴고 싶다”고 강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이사도 잭슨홀에서 CNBC와 인터뷰하며 “고용 시장이 호조를 보이는데 물가는 목표치에 미달하는 것은 미스터리”라고 말하고 완만한 물가상승률 탓에 연준이 인내심을 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