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계 스마트 객실 경쟁 최신작…“여행이 풀어놓는 영감 기록에 제격
여행은 생각을 풀어놓는다. 게다가 욕실에서 샤워하는 중이면, 새롭고 기발하고 멋진 착상의 순간을 맞을 때가 종종 있다.그때 행여 잊을세라 물이 뚝뚝 떨어지는 채로 메모지나 컴퓨터를 찾아 욕실을 뛰쳐나가는 대신 뽀얗게 김이 서린 샤워실 문에 손가락으로 써놓으면 된다. 샤워실 문이 태블릿 컴퓨터처럼 작동해 그것을 숙박객의 컴퓨터에 이메일로 보내주기 때문이다.
20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런 기능을 하는 컴퓨터 샤워실 문을 세계적 호텔 업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개발, 메리어트 호텔 방 한 곳에 시범 설치하고 숙박객의 반응 테스트에 들어갔다.
신문은 “그냥 낙서이든, 수학 방정식이든, 위대한 소설의 첫 줄이든, 샤워실에 서린 김 속에서 번뜩인 천재성의 순간들”을 포착해 이메일로 보내주는 온라인 샤워실 문은 서비스업계가 내놓은 스마트 객실 경쟁의 최신작이라고 소개했다.
메리어트 호텔 앤드 리조트의 부사장 매슈 캐럴은 “여행은 영감을 일으켜 평소와 다른 생각이나 새로운 시야를 갖게 한다”며 “우리는 손님들이 샤워하다 위대한 생각들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고” 메리어트의 혁신실험실에서 이를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메리어트는 이 발명품에 ‘영롱한 철벅임(Splash of Brilliance)’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컴퓨터 샤워실 문이 재미있는 착상에 그칠지 실제 숙박객들이 유용하게 사용하는 도구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서비스업계의 스마트 객실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얼로프트 호텔은 이미 지난 2014년 로봇 집사 ‘보틀러’에 이어 최근엔 숙박객의 요청을 다루는 자동 문자메시지 서비스인 ‘챗보틀러’도 도입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설명했다.
열쇠 없이 스마트 휴대전화 앱으로 방문을 여는 서비스도 이미 여러 호텔 업체에서 활용하고 있다.
“앱으로 조명과 난방을 조절하고 룸서비스를 주문하는 정도의 기술은 2~3년 후면 아직 사용되고 있다고 할지라도 첨단 기술의 대열에서 탈락해 있을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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