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최휘 북한 체육지도위원장 ‘제재 면제’ 승인…방남 허용

유엔, 최휘 북한 체육지도위원장 ‘제재 면제’ 승인…방남 허용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2-09 09:41
수정 2018-02-09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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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면제는 처음…북측 고위급대표단 일원으로 낮 1시30분께 인천공항 도착할듯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북한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노동당 부위원장)에 대해 북측 고위급대표단의 일원으로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제재 면제’를 승인했다.
최휘 북한 국가체육지도위원장(노동당 부위원장) 연합뉴스
최휘 북한 국가체육지도위원장(노동당 부위원장)
연합뉴스
최 위원장은 안보리가 북한의 연쇄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지난해 6월 2일 채택한 대북 제재결의 2356호에서 ‘여행 금지’와 자산 동결 등의 제재 대상에 오른 인물이다.

우리 정부 요청에 따라 대북제재위가 ‘제재 면제’라는 예외를 인정해 한시적으로 한국 땅을 밟을 수 있도록 결정한 것이다. 유엔이 제재 대상자에게 이와 같은 예외를 적용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알려졌다.

정부는 최 위원장의 이름을 적시하지 않고 23명으로 구성된 북측 대표단 전체의 방남 허용을 요청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유엔이 아닌 미국의 독자 제재 명단에 올라있다.

이와 관련해 AP통신 등은 “이번 면체 조치는 대표단 전체에 적용된다”며 “이는 대북 사치품 수출 금지 제재에도 불구하고 대표단은 선물 등의 목적으로 사치품을 한국에서 북한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일시적으로 허용한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대북제재위는 안보리 15개 이사국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원동의(컨센서스)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한다. 이번 승인은 이사국 가운데 어느 한 곳도 제재 면제에 반대하지 않았음을 뜻한다. 복수의 외교관들은 AP 통신에 반대하는 이사국이 없었다고 전했다.

제재 면제는 오는 9~11일로 예정된 이번 방남에 한해 적용된다.

대북제재위 측은 이날 오후 이 같은 승인 결과를 주유엔 한국대표부에 서한을 통해 전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 위원장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측 고위급대표단의 일원으로 당초 일정대로 서해 직항로를 통해 9일(한국시간) 낮 1시 30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주유엔 한국대표부는 승인 하루 전인 7일 최 위원장에 대한 제재 면제를 요청하는 서한을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출했다.

정부는 서한에서 북한 대표단의 방남이 “평화적, 외교적, 정치적 해법 도출을 위한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는 시의적절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또 북한 대표단의 방남이 “대화에 관여하고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려는 노력”을 촉구한다는 안보리 목적과도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 요청에 대해 대북제재위 의장인 카렐 판 오스테롬 주유엔 네덜란드 대사는 이사국들에 제재 면제 승인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쳤다.

지난해 12월 22일 채택한 안보리 결의 2397호는 “안보리 제재위는 (그동안 채택된 대북제재) 결의들이 부과하는 조치에서 어떤 활동이든 사례별로(on a case-by-case basis)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단 “그러한 면제가 북한 내 비정부기구의 활동을 촉진하는 데 필수적이거나, 안보리 결의들의 목표와 부합하는 어떤 다른 목적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제재위가 판단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유엔의 이번 면제 결정에 대해 주요국은 대체로 환영하면서도 뚜렷한 온도차를 보였다.

바실리 네벤쟈 주 유엔 러시아 대사는 “평화 과정에 공헌할 어떠한 움직임도 환영한다”고 반겼으나, 카티나 애덤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북한이 올림픽을 우리(한국과 미국) 사이를 이간질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결코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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